백악관에서 대국민 성명 발표..."미군과 이라크군 사장자 없어"
"이란, 미사일 쏜 뒤 긴장수위를 낮춘 것...세계에 좋은 일"
솔레이마니 제거 정당성도 강조, 테러 지원 중단 촉구
"평화 추구하는 사람들과 평화 받아들일 준비 되어 있다" 대화 촉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 사태에 대한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경제제재를 부과한 반면, 군사적 대응 언급은 자제했다.CNN이 보도한 담화 장면 (CNN방송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란의 이라크 주단 미군기지 두 곳에 미사일 공격을 한 데 대해 "이란 정권에 즉시 추가적 제재를 부과할 것이며, 강력한 제재 조치는 이란이 행동을 바꾸기 전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대국민 성명 형식의 입장 발표를 통해 "미국민 인명 피해는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이란 미사일 공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괜찮다(all is well)'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이란은 '미국인 80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실제 미국인 사망이 확인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적인 군사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팽배했다.
특히 이란 국영TV가 "미국이 반격을 가하면, 이란에게는 지역 내 다른 100개의 공격 목표가 있다"며 미국의 또 다른 보복 공격이 있을 경우 이란도 최고 지도자의 '비례적·직접적인 공격'방침에 따라 대응 공격을 할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고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먼저 "미군과 이라크군 쪽에 사상자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상자가 없어서 기쁘고 기지 시설에 최소한 피해만 났다"면서 "이란이 미사일을 쏜 뒤 긴장 수위를 낮추는 것으로 보인다. 현 상태는 관련 당사국들뿐만 아니라 세계에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솔레이마니를 제거함으로써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며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여긴다면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가 정당한 조치였음을 재차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도 함께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군사적 대응 방안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일단 미국과 이란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추가로 부과할 것과 이 강력한 경제제재는 이란이 태도를 바꿀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한 점이 더 이상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은 중동 사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이 군사력을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관련국들이 이란 핵 합의를 파기할 때라고 언급했다. 더 이상 이란 핵 개발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CNN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담화 후 즉각 전문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침략에 대응하여 미국은 즉시 이란 정권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를 가할 것이다. 이러한 강력한 제재는 이란이 행동을 바꿀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은 최근 몇 달 동안 공해상에서 선박을 나포하고, 사우디에 이유 없는 공격을 가했으며, 미국 무인기 2대를 격추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란의 적대감은 2013년 이란 핵협상이 체결된 이후 실질적으로 증가했고, 18억 달러의 현금은 말할 것도 없고 1500억 달러를 지원받았다"며 "그들은 미국에 '고맙다'고 말하는 대신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쳤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실제로 이들은 협정이 체결된 날 '미국에게 죽음을'을 외쳤다"며 "그 후 이란은 이 거래의 자금으로 테러 활동을 벌였고 예멘, 시리아,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를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미국의 제재가 정당함을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어젯밤 우리에게 발사된 미사일은 지난 정부(오바마 정부)에서 사용한 자금으로 지불되었다"며 "매우 문제가 있는 JCPOA(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는 어쨌든 곧 만료돼야 하고, 이란은 분명하고 빠르게 핵 포기에 나서 핵 야망을 버리고 테러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국·독일·프랑스·러시아·중국 등도 이란 협정의 잔재, 즉 JCPOA로부터 벗어나야 하며 세계를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으로 만드는 이란과의 협상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아가 "우리는 이란이 번영·발전할 수 있도록 미개발된 엄청난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거래를 해야 한다"며 "이란은 위대한 나라가 될 수 있다. 이란이 계속해서 폭력, 불안, 증오, 전쟁을 부추기는 한 중동에서는 평화와 안정이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란 지도자와 국민을 향해서도 "우리는 여러분이 마땅히 가져야 할 미래와 번영과 국가, 그리고 세계 국가들과의 화합의 미래를 갖기를 원한다"며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과 평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