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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윈도우7'…굿바이 'PC 시대'

조세일보 / 강대경 기자 | 2020.01.14 10:06

PC 시대 마지막 황제, '윈도우7' 공식 은퇴
'장수비결'은 못난 후손들과 강력한 SSD 덕
PC 판매량 계속 줄지만 '윈도우10' 덕 반짝 올라
'x86' 애플리케이션 존재로 'PC 시대' 종말 피할 듯

1월14일 오늘, '윈도우7'은 공식 은퇴를 한다. 공식 은퇴란 윈도우7이 설치된 컴퓨터를 더 이상 쓰지 못한다는 게 아니라 '보안 업데이트'를 받지 못해 새로 발견된 보안상 구멍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 구멍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바이러스 감염이나 악성코드가 설치될 수 있다.

윈도우7 성공의 일등 공신 '비스타'와 '윈도우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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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8의 '매트로' 사용자 인터페이스. 보기엔 멋지지만 '시작 버튼' 조차 없어서 기존 사용자가 쉽게 적응할 수 없었다. 결국 윈도우10에선 시작 버튼 속으로 숨겨버렸다.

윈도우7은 매우 성공적인 운영체제 였으며 10년 동안 수 많은 사용자에게 사랑을 받았다. 윈도우7을 대체하고자 했던 차세대 '윈도우 비스타'와 '윈도우8'은 윈도우7 사용자를 빼앗기는커녕 되려 빼앗겼다.

윈도우 비스타와 윈도우8 사용자들은 부족한 성능과 크게 변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큰 비난을 했으며 이들을 지우고 윈도우7으로 되돌아갔다. 재미있게도 좀 더 진보한 차세대 윈도우들이 가진 문제로 인해 윈도우7이 장수할 수 있었다.

윈도우7은 비스타보다 안정적이고 윈도우8과 달리 사용자에게 익숙한 전통적 윈도우 인터페이스를 썼다.

사용자들은 새로운 컴퓨터를 사지 않는 이상 차세대 운영체제로 넘어갈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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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7을 쓰는 구형 컴퓨터를 빠르게 만드는 차세대 보조기억장치 'SSD'의 탄생. 느린 하드디스크를 빠른 SSD로 바꿔 다는 것만으로도 부팅 속도와 작업 처리 속도가 빠르게 된다. (사진 삼성전자)

윈도우7 성공의 또 다른 '공신'으로 차세대 보조기억장치인 'SSD'가 있다.

윈도우7은 구형 컴퓨터를 빠르게 만들어주는 SSD를 지원했다. 성능을 위해 큰 돈 들여 컴퓨터 전체를 바꾸는 게 아니라 느린 하드디스크를 5~10만원 정도인 SSD로 바꾸기만 해도 성능이 훨씬 좋아졌다.

3분이나 걸리는 부팅 시간을 30초 이내로 줄일 수 있었고 웹브라우저나 대용량 엑셀을 빠르게 실행시킬 수 있어 많은 사용자들이 윈도우7을 유지한 채 SSD로 바꿨다.

이런 까닭으로 윈도우7 컴퓨터는 오랜 시간 끈질기게 살아남아 한국 500만대, 일본 1000만대, 전세계 2억대가 있다.

PC 시대의 '끝'과 모바일 시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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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을 기준으로 'PC 출하량'이 꾸준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출처 가트너, 스태티스타)

윈도우7은 PC 독주 시대의 '마지막 황제'이다. 윈도우7의 쇠퇴는 PC 시대의 쇠퇴를 뜻한다.

2009년 윈도우7이 태어났고, 몇 달 뒤 모바일 시대를 연 '아이폰 3GS'가 태어났다. 당시 스마트폰으로 일을 하기 어려웠기에 제대로 일을 하려면 PC가 반드시 필요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지금까지 PC 판매량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PC를 대체할 수 있는 '아이패드'가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한 시점이고 다른 대체 디지털기기가 계속해서 등장했다. 2019년 하반기에 반짝 올랐는데, 이는 윈도우7 컴퓨터의 윈도우10 업그레이드와 맞물린 까닭이다. 

지금은 인터넷, 게임, 사무, 은행 업무를 가지고 다니기 편한 스마트폰, 태블릿 같은 모바일기기로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여러 기기에서도 할 수 있다.

이런 하락 추세가 'PC의 종말'을 뜻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PC를 쓰는 곳이 적어질 뿐이다. 지금도 많은 직장인들이 사무실에서 PC로 일을 하고 있다. 워드, 포토샵, 코딩 등 많은 사무 관련 애플리케이션도 여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다만 퇴근 뒤엔 특별한 이유가 있는게 아니라면 PC를 켜지 않는다.

PC가 살아남을 수 밖에 없는 이유 : 경로 의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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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Personal Computer 5150. IBM이 1981년에 최초로 만든 16비트 컴퓨터이자 IBM PC 호환 기종의 시조가 된 역사적인 개인용 컴퓨터. (사진 Ruben de Rijcke; 위키피디아; CC BY-SA 3.0)

'IBM'은 우리가 매일 쓰는 'IBM PC 호환기종'의 시초가 된 역사적인 개인용 컴퓨터를 1981년에 만들었다. 컴퓨터 역사이래 가장 성공한 'x86 아키텍처'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여기서 시작했다.

PC라는 단어는 전에도 있었으나 IBM이 워낙 성공하는 바람에 PC라고 하면 곧 IBM PC와 그 호환 기종을 가리키는 것으로 굳혀졌을 정도. 여기서 'x86'이 PC를 지금까지 계속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만든다. x86은 1978년에 인텔이 만든 중앙연산장치의 계산 명령어 구조이다.

오래됐지만 지금까지 출시된 많은 중앙연상장치들이 이를 기반하고 있다. 특히 파워포인트, 한글, 다양한 유명 애플리케이션도 여기에 기반해 개발되어 '경로 의존성'을 일으키고 있다.

경로 의존성이란 옛날에 만든 제도, 구조, 규격 따위가 오늘날에는 비합리적임에도 여러 가지 제약 때문에 계속 쓰이는 상황을 말한다.  

인텔도 오래되고 비효율적인 x86에서 벗어나고자 했지만 모든 시도가 실패했다.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x86으로 개발된 상황에서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도 부족한 새로운 명령어 체계를 가진 컴퓨터를 쓸 이유가 없던 것.  

마이크로소프트는 IBM PC의 공식 운영체제 공급업체로 선택되는 바람에 비즈니스 시장을 석권하고 애플이 장악했던 가정용 시장도 얼마 뒤 정복에 성공한다. 

재미있는 사실로, 당시 빌게이츠는 IBM에 팔 운영체제가 없었다. 이를 우연찮게 '게리 킬달'에게서 4000만원, 현재 가치 1억5000만원에 운영체제 'DOS'를 사서 IBM에 판매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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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PC 형태에서 벗어나 테블릿과 비슷한 모습을 띤 겔럭시 북 PC. (사진 삼성전자)

이후 PC와 윈도우의 시대는 30년 동안 이어졌고 이젠 그 찬란했던 시절은 저물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 형태를 바꿔나가고 있다. 윈도우7은 전통적인 PC 형태에 갇혀 있었으나 윈도우10은 태블릿이나 다른 스마트 기기로 그 모습을 바꾸고 있다.

삼성의 갤럭시 북이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가 그 예이다.

이런 변화가 PC시대를 다시 일구어내지는 못하겠지만 기존 x86 애플리케이션의 존재와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 모습 덕분에 자신만의 고유한 영역은 당분간 지켜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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