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정부 유권해석 따라 원천징수한 배당소득세 고객 반환
법원 "배당소득세 환급청구권은 원천징수의무자 귀속"
국세청→신한은행에 30억원과 지연손해금 지급 주문
◆…법원이 최근 골드뱅킹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원천징수한 세금을 고객에 반환한 은행에 정부가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사진=연합뉴스)
금 통장 계좌인 '골드뱅킹'에 대해 배당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므로 고객들로부터 원천징수한 세금을 반환해 손해를 입은 은행에 정부가 손해 금액을 돌려줘야 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재판장 김상훈 부장판사)는 신한은행이 국세청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 청구소송에서 "정부는 신한은행에 30억2500여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골드뱅킹은 은행이 금과 관련된 상품을 사고팔 수 있는 제도로 2003년 7월부터 도입됐다. 고객이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은행이 국제 시세 및 환율에 따라 금을 그램(g) 단위로 통장에 기재해주고, 인출 요청 시 출금 당시 금 거래가격에 해당하는 돈이나 금을 지급해주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은 당초 금 시세가 올라 입금액보다 출금액이 늘었더라도 금 시세에 따른 매매차익에 해당하므로 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시세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를 물리지 않았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2010년 11월 골드뱅킹 거래에서 발생한 이익이 배당소득에 해당한다며 매매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 15.4%를 부과해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했다.
그러자 신한은행은 유권해석에 따라 2010년 11월부터 2015년 10월분까지의 배당소득세 약 101억원을 고객들로부터 원천징수한 뒤 국세청에 납부했다.
그러나 세무당국이 유권해석 이전인 2009년 2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의 차익에 대해서도 배당소득세를 추징하자 신한은행은 이에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
1·2심은 "골드뱅킹은 금 실물을 거래한 것으로서 그 소득은 집합투자기구(펀드)의 이익과 유사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수익 분배의 성격도 없어 과세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하급십 판결이 옳다고 봤다.
이후 신한은행은 "원천징수한 배당소득세를 고객들에게 반환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국세청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신한은행은 정부가 은행에 돌려준 7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26억원에 이자를 합한 30억여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는 "과오납된 원천징수세액에 대한 환급청구권은 원천납세의무자인 은행 고객들에게 귀속되고, 은행은 원천징수의무자에 불과해 정부로부터 부당이득반환을 구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배당소득세에 대한 환급청구권은 원천징수의무자인 은행에 귀속된다며 신한은행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원천징수의무자가 원천징수대상이 아닌 소득에 대해 세액을 징수·납부함에 따라 발생한 환급청구권은 여전히 원천징수의무자에게 귀속된다"며 "원천징수액의 착오·납부로 발생한 원천징수의무자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이 소멸된다거나 원천납세의무자에게 양도된다고 볼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정부가 소장 부본을 받은 2015년 12월부터 소송촉진법상 법정이율 15%를 적용해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 신한은행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이 확정된 2016년 10월부터 이율을 적용하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