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인해 주요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 기업들도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행사들을 줄줄이 취소하는 등 '공포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유치원을 비롯 초중고, 대학까지 3월 개학 연기를 검토하는 등 정상적인 사회 시스템의 한 축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오전 9시 기준(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총 25명, 의심환자는 960명으로 집계된 상황.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채 불안감은 상당기간 계속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지난 2018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납세자의 날 행사의 한 장면. 납세자의 날 행사에는 모범납세자 표창 수상자를 비롯해 가족과 지인 등 수백명이 참가한다.
이러한 와중에 국세청 내부에서도 '걱정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내달 3일(화) 열릴 예정인 '제54회 납세자의 날' 행사 때문이다.
납세자의 날 행사는 매년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개최되어 왔다. 정부 선정 모범납세자·세정협조자 및 그 가족과 지인, 행사진행요원, 취재진 등 수 백명의 인원이 모인 가운데 치러지는 '대형 행사'다.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메인 행사 뿐만이 아니다. 3일과 4일 양일간에 걸쳐 전국 7개 지방국세청 및 125개 일선 세무서에서도 다수의 내외빈을 초청, 자체적인 행사를 치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곳곳에서 각종 행사 등을 취소하는 등 몸을 잔뜩 사리는 분위기인데, 당장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납세자의 날 행사는 국세청 입장에서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메인 행사는 물론 지방국세청 및 일선 세무서 자체 행사도 취소하거나 축소해 진행해야 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한 국세청 관계자는 "침묵 시위도 아니고 그 많은 인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행사를 할 수도 없는 것 아니겠냐. 납세자의 날 행사가 연중 중요하고 큰 행사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를 감안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세청 내부의 여론과 달리 주관 부서인 기획재정부는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납세자의 날 행사 축소나 취소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노석환 관세청장이 인천공항세관을 방문해 마스크 통관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관세청은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통관직원들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매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관세청)
한편 관세청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관세청은 상당수 직원들이 공항만에 근무하며 해외 입국자들을 최전선에서 직간접적으로 접촉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타 정부 부처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다.
이에 공항만 현장 근무 직원들에게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매일 지급하고 혹시나 모를 감염에 대비해 사무실마다 체온계를 비치한 뒤 주기적으로 체온을 측정하는 등 직원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는 전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