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유명 연예인은 물론 개인들까지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 발 벗고 나선 가운데 하이네켄 코리아가 유례없는 1억 원 상당의 물품을 대구에 전달했다.
하이네켄은 해마다 30%가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면서도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간 지출한 기부금은 2억여 원에 그쳤다. 그러한 회사가 이번에는 전례 없이 억대의 기부 물품을 내놓았다.
하이네켄은 코로나 19로 야기된 재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구지역민들에게 자사의 구매네트워크를 활용해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마련했다며 마스크 2만 장과 손 세정제 2200개를 대구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대구시민과 소외계층 및 확산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과 관계자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이네켄이 코로나 극복을 위한 범국가적 움직임에 동참한 것은 평가할만한 일이라면서도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회사는 지난 2011년부터 2018년까지 8년 동안 맥주를 수입해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해 5986억6600만 원 매출에 1855억700만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영업이익률이 무려 30.99%에 달했다. 1000원어치를 팔면 판매비용과 인건비, 광고비 등 제비용을 제외하고도 300원이 남는 장사를 하는 셈이다.
하이네켄이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바가지 장사를 한다는 사실은 경쟁업체의 영업이익률과 비교해 보면 분명해 진다. 지난 2018년 기준 하이네켄 매출액은 1165억1600만 원, 판매관리비 등 유통에 들어간 모든 비용을 뺀 영업이익은 383억2700만 원으로 영업이익률은 32.89%다.
이는 비슷한 매출액을 올린 비어케이의 18.73%, 롯데아사히주류의 8.83%에 비해 적게는 1.76배, 많게는 3.72배나 된다. 비슷한 유통비용이 들어간다고 가정했을 때 낮은 가격으로 수입해 높은 가격에 판매했다는 것이 드러난다.
문제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것뿐 아니라 바가지를 씌워 벌어들인 돈을 전부 배당금 형태로 본사로 빼돌린다는 것이다. 지난 8년간 하이네켄이 배당을 통해 네덜란드로 빠져나간 금액이 1394억7000만 원, 연평균 174억3400만 원이나 됐다.
매년 올리는 막대한 이익을 국내에는 단 한 푼도 남기지 않는 것 역시 비난받을 일이다. 하이네켄의 8년 평균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주주에게 배당하는 금액의 비율)은 99.97%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다.
심지어 2011년과 2014년, 2017년, 그리고 2018년은 각각 100.71%, 100.57%, 100.11%, 100.05%로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배당을 실시, 자투리 돈까지 다 긁어갔다. 또한, 8년간 빼간 돈이 투자한 자본금 12억6600만 원의 1104%에 이를 정도로 황금알을 낳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하이네켄의 기부금 1억 원은 유명 연예인들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비교된다. 보도를 통해 알려진 연예인들의 기부금을 보면 가수 아이유 2억 원, 배우 김희선 2억 원, 배우 정려원·김고은·개그맨 유재석·가수 김종국·영화감독 봉준호·배우 송중기·배우 김혜수·배우 박서준·배우 손예진·배우 설경구 송윤아·배우 공유·배우 이병헌·배우 정우성 등 각 1억 원이다.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바가지를 씌워 연간 수백억 원을 벌어가면서 이 회사가 우리 사회에 낸 기부금은 지난 8년간 2억400만 원, 이번까지 더해 3억 원에 그쳤다.
하이네켄코리아 아텀 자브킨-보두노프 대표는 “코로나 19로 인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대구지역 시민들에게 힘을 보태기 위해 기부를 결정했다”라며 “책임감 있는 기업 시민으로서 임직원들 모두가 함께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