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니클로 제공
광고 플랫폼 기업 크리테오가 최근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2명 중 1명(51%)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브랜드와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이와 같은 소비 심리 변화를 반영해 유통업계 또한 상품 개발 및 판매 과정에서 친환경 요소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패션업계는 친환경 소재나 재활용 쇼핑백 등 다양한 시도로 친환경 움직임에 앞장서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와 영국 패션 전문지 비즈니스 오브 패션이 발간한 '2020년 패션 산업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의류 기업의 45%가 친환경 소재 활용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클로는 일찍부터 '지속가능성'을 패션업계만의 이슈가 아닌 세계적인 아젠다로 지정하고 의류의 생산 과정뿐만 아니라 조달, 판매 및 소비 전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밸류 체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년에는 진 생산 과정 중 워시 가공 및 마무리 과정에 소요되는 물 사용량을 최대 99%까지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제품 생산에서 환경을 배려하는 시도를 도입하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패션업계 헌장'에도 서명했다.
올해부터 고객에게 제공하는 쇼핑백과 패키지에 쓰여지는 플라스틱을 85% 절감하겠다는 목표 하에 패키징과 쇼핑백의 소재 변경 및 사용 중단을 추진하고 있다.
패키지는 2019년 가을·겨울 시즌부터 룸 슈즈 등 일부 제품에서 플라스틱 소재 사용을 대폭 삭감하기 시작했으며 올 상반기에 에어리즘, 키즈 속옷, 크루넥 티셔츠 등 제품을 시작으로 히트텍, 지유 제품 등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쇼핑백은 기존의 생분해성 비닐 쇼핑백에서 환경을 생각한 종이 소재로 변경한다. 또한 일회용 쇼핑백 사용을 줄이기 위해 면 100%로 만든 '오리지널 에코 프렌들리 백'을 2020년 3월부터 판매한다.
유니클로와 지유는 세계 최대 면화 지속가능성 프로그램인 '베터 코튼 이니셔티브(BCI)'에 가입했다. BCI는 면화 생산자들에게 효율적인 물 사용법, 토양 관리, 화학약품 사용 줄이기, 올바른 노동 원칙 적용 등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생활문화기업 LF의 여성복 브랜드 '앳코너'는 2020 봄·여름 시즌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에코 컬렉션을 출시한다.
친환경 데님 소재를 활용한 '세렌티 핏 데님'은 유럽에서 친환경 진 소재로 정평이 난 터키의 '보싸 데님'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천연 화학물질 및 염료를 사용하고 재활용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를 활용함으로써 친환경 생산 절차를 철저히 준수한다.
앳코너는 이외에도 이탈리아 '리버사'사로부터 친환경 소재를 소싱하고 친환경 생산 특허를 가진 안드레아 테슬社를 통해 현대적인 감성이 담긴 여성 슈트를 선보인다.
플라스틱 포장재, 택배 박스 등으로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손꼽혔던 배송업체들도 친환경 포장재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해 9월 배송 서비스가 플라스틱·스티로폼 배출로 많은 지적을 받아온 것을 고려해 샛별배송의 냉동 제품에 사용되는 스티로폼 박스를 전량 종이 박스로 교체했다.
또한 비닐 완충재와 파우치, 지퍼백도 종이 소재로 바꾸고 박스 테이프 역시 종이 테이프로 교체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고객이 사용한 종이 박스를 수거한 후 폐지 재활용 업체에 판매해 수익금을 '초등학교 교실 숲' 조성에 사용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2월부터 접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종이로만 만든 친환경 배송 박스를 도입했다. 현대홈쇼핑이 직접 개발한 '핑거박스'는 접착제 없이 조립만으로 밀봉할 수 있으며 상품을 꺼낼 때는 겉면에 표시된 절취선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양쪽으로 잡아당기면 쉽게 열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치 있는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서 친환경을 향한 그린테일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여기에 친환경 활동으로 얻은 수익금을 기부하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적극 힘쓰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는 모범적인 브랜드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