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최근 세관공무원의 수입물품 과세과격의 재조사와 관련하여 의미 있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대법원은 관세법에서 말하는 조사의 의미와 관련하여 '상당한 시일에 걸쳐 질문·검사권을 행사하여 과세요건사실을 조사·확인하고 일정한 기간 과세에 필요한 직접·간접의 자료를 검사조사하고 수집하는 일련의 행위를 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조사가 금지되는 조사로 보아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외국 담배회사의 국내 자회사가 외국 모회사로부터 수입한 잎담배의 과세가격 적정 여부를 둘러싼 것이었다.
세관공무원은 당초에 수입물품인 잎담배를 잘게 자른 각초(刻草)의 과세가격 적정 여부에 관하여 조사하였다. 이후 1년 이상의 기간이 경과한 시점에 수입자인 국내 자회사가 외국 모회사에 지급하는 사용료가 수입물품인 잎담배의 거래가격에 가산되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조사한다는 이유로 다양한 자료를 추가로 요구하였다. 더 나아가, 이와 같은 사용료를 둘러싼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수입자인 국내 자회사의 담배 제조공장을 방문하기에도 이르렀다.
세관은 당초 조사의 범위에는 각초의 가격에 사용료가 추가로 가산되어야 하는지 여부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고, 이후에 이루어진 조사는 사용료 가산 여부 사항에 국한 되었다는 점을 내세웠다. 이를 토대로 세관은 두 조사가 대상이 다르고, 관세법에서 금지하는 재조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세관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당초 조사의 대상은 각초의 과세가격의 적정성이었고, 이후에 사용료 가산여부를 조사한다는 이유로 행해진 다양한 자료제출 요구 및 사업장 방문행위 또한 마찬가지로 각초의 과세가격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나아가 각 조사의 결과로 서로 상이한 관세법 조항을 적용하여 과세가격을 결정하였다 하더라도, 위 각 조사는 모두 궁극적으로 동일한 과세과격 결정에 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판결은 어떠한 행위가 관세법에서 말하는 재조사가 금지되는 조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보다 분명히 하였고, 관세법에 따른 재조사금지 원칙에 관한 해석례를 마련하여, 향후 세관공무원에 의한 무리한 재조사로부터 납세자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법원 2020. 2. 13. 선고 2015두745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