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개정안 수정 가능성 적지않아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대책 등에 따른 필 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비과세.감면을 대폭 축소한다는 계획이지만 야당의 강한 반대에 부닥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대표가 비과세.감면을 확대하는 법률개정안을 직접 발의하면서까지 강공전략을 쓰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도 농민.근로자.중소기업 등 `사회적 약자'에게 세금부담을 확대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비과세.감면 축소 방안에 대해 반대하는 기류가 적지않게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 이미 제출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인하방안 등 비과세.감면 축소 관련 세법개정안들이 적지않게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재정경제부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조세소위는 세금을 아예 부과하지 않거나 깎아주는 비과세.감면 제도를 줄이는 세법개정안을 놓고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간다.
정부가 제출한 감면 방안은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기존의 20%에서 15%로 내리고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제도를 균형발전특별세액 감면제도로 전환하면서 수도권에 대한 지원을 없애며 ▲장기주택마련저축 이자소득 비과세대상과 세금우대종합 저축 대상을 줄이고 ▲공장자동화물품 관세감면을 축소한다는 내용이다.
또 일몰 시한에 따라 내년부터 폐지하는 비과세.감면제도는 ▲고용증대특별세액 공제 ▲기술이전소득에 대한 과세특례제도 ▲상장.등록기업의 자사주처분손실준비금 제도 ▲장기주식형 저축에 대한 비과세제도 ▲농어촌주책 취득자 양도세 과세특례 제도 등 10개에 이르고 있다.
재경부는 이런 내용의 비과세.감면 축소 방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한다면 매년 7천억∼8천억원의 세수증대 효과가 생길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정부의 이런 계획을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박근혜 대표 발의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구개발투자비에 대한 세금감면을 확대하는 내용의 법개정안을 내놓는 등 맞불작전을 전개하면서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조세감면과 관련해 한나라당은 후퇴할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 "투자를 활성화하고 기술 개발을 유도하며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비과세.감면제 도들을 없앤다는데 동의할 수없다"고 밝혔다.
그는 "손에 잡히는 유형의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 제도들의 순기능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면서 "생산유발효과, 고용효과 등을 충분히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당 내부에서도 비과세.감면 축소 방안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정부가 내놓은 비과세.감면 방안 가운데 선택될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분에 그칠 것 같다"면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축소 방안도 근로자들의 부담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선택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대책이나 금융산업구조개선 법률 등에 대해서는 개별 의원들이 일치단결할 수 있으나 당장 지역구 유권자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될 수 있는 조세 감면. 비과세에 대해서는 의원들 마다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한나라당 뿐아니라 여당까지 반대하는 기류가 감지되자 난감해 하면서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저출산.고령화대책에 따라 2007년부터 매년 2조5천억원이 더 필 요한 상황에서 비과세.감면이 축소되지 않으면 재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면서 "여야를 최대한 설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에는 비과세.감면 축소 대상을 줄이는 대신에 공제율을 인하함으로써 일정 세수를 확보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현재 다양 한 대응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