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을 뛰어넘은 코로나19 충격, 항공업에 쓰나미로 몰려 와
정부의 좌고우면은 항공 산업 전체 붕괴… 과감한 금융지원이 시급
외국정부 자국 항공 산업위해 무제한급 지원… 한국 서둘러야
◆…코로나19로 도산 위험에 놓인 기내식 제공업체의 텅 빈 생산현장. 사진=대한항공 기내식 협력업체 제공
코로나19로 모든 산업이 깊은 나락 속으로 빠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는 그 충격을 고스란히 온 몸으로 받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 하늘길이 꽉 막혀 수요창출이 불가능한 가운데 상당한 고정비 압박이 지속되며 2~3개월 안에 모두 도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시장을 더욱 침울하게 하고 있다.
한구 국적항공사들의 2월부터 6월까지의 매출 손실만 6조4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항공협회의 전망이 제기되었다. 국제선 여객도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급감한 가운데 사실상 셧 다운(Shut-down) 상태에 이르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19 여파가 진정되지 않으면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 산업은 경쟁력을 잃는 것을 넘어 모두 쓰러지게 될 것이라며,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정부 지원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항공업계가 무너지면 사라지는 일자리의 규모도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 항공 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종사자들은 약 25만 여명에 달한다. 국내 항공 산업이 붕괴될 경우 당장 일자리 16만개가 사라지고, GDP 11조원이 감소한다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분석이다.
현재 국적항공사들은 자구책으로 급여반납, 유·무급휴직 등을 시행 중 이지만 항공사 개별적인 노력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에서 현재 강구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펼쳐놓고 즉각적이고 과감한 지원이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특히 항공사 채권 발행시 정부나 국책은행의 지급보증은 필수적이다. 전 세계 항공업계가 유동성 위기로 항공사 자체 신용만으로 회사채, ABS, 영구채 등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처지에 놓였다.
정부는 지난 2월 저비용항공사(LCC) 대상 3000억원을 지원키로 했으나 지원 자금 규모도 추가로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원 대상도 대형 항공사를 포함한 국적 항공사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
금융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개별회사의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적, 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인 점을 감안하여 일시적으로 신용등급 조정에 대한 완화방안을 마련하여 금융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항공산업은 기간산업인 동시에 촘촘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의 특성상 한번 무너지면 그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천문학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항공업계 전문가의 지적이다.
지금 해외 각국은 자국의 항공 산업을 살리기 위해 세금 완화, 재정·금융지원 등 파격적인 지원책을 아까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최근 상·하원 및 대통령이 합심해 여객 항공사에는 보조금 250억불 (30조7000억원)을, 화물 항공사에게는 보조금 40억불 (4조9000억원)을, 항공산업과 연계된 협력업체들에게도 30억불 (3조7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고 여객 항공사에 250억불(30조7000억원), 화물 항공사도 40억불(4조9000억원)의 대출과 지급보증을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싱가포르도 과감한 정부 지원으로 싱가포르항공은 지난 27일 최대 주주인 국부펀드 테마섹으로부터 105억달러의 주식과 전환사채 발행에 대한 동의를 얻었으며,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그룹으로부터 28억달러의 대출을 지원 받았다.
독일은 자국 항공사를 대상으로 무한대 금융지원을 비롯해, 무이자 대출기한 연장, 세금유예, 공항 이용료 면제하였고 프랑스도 자국 항공사에 대한 담보대출의 지원방안 수립하고 있으며 네덜란드도 자국 항공사에 무제한 지원과 매출 손실에 따라 임금 90%까지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항공 인프라에 144억 달러 투자금융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일본은 항공사 대상 대출액 상한 없는 융자지원을 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 정부는 항공업 지원에 대해 타 산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는 등 좌고우면에 빠져있는 느낌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맞춤형 지원책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멈춰선 항공기들과 기내식 공정, 갈 곳을 기다리고 있는 기내식 밀카트가 바로 지금 정부의 지원의지와 지원규모 등 정책 방향을 바로 보며 기로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