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감날인 없이 재발급한 예금통장을 훔쳐 제3자가 예금을 부당하게 빼간 경우 금융회사가 50%를 배상해 줘야 한다는 금융감독당국의 결정이 나왔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충남 천안에 소재한 아파트 입주자 대표 김 모씨가 "인감날인없이 발급한 예금통장을 규정에 따라 거래정지조치 했다면 불법인출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예금통장을 발급한 단위농협을 상대로 낸 분쟁조정신청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김 씨는 단위농협으로부터 아파트관리비가 예치된 예금통장을 인감날인 없이 재발급 받아 관리사무소에 보관하던 중 지난 7월 통장을 도둑맞아 예금 9400만원을 부당인출 당했다.
금감원은 "인감날인이 없는 통장의 경우 제3자가 예금주를 사칭해 인출하는 등 금융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 금융기관은 사고 예방을 위반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할 주의 의무가 있다"며 "규정상 거래인감을 확인할 때까지 예금지급을 정지하도록 하고 있는 데도 농협이 이런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그러나 "김 씨도 예금통장을 관리사무소 경리직원 개인서랍에 보관하고 있었고 사무소 전화번호를 비밀번호로 사용해 제3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는 등 통장관리를 소홀히 한 점이 인정돼 피해액의 50%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