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내정자는 이날 국회 법사위 인사청문회에서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지를 묻는 한나라당 장윤석(張倫碩) 의원의 질문에 대해 "의원과 국민이 정치적 중립성 확보 문제에 대해 많이 우려하고, 걱정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정원의 불법도청 문건이 지난 2002년 한나라당에 유출된 사건에 대한 수사 방침을 묻는 열린우리당 우윤근(禹潤根) 의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철저히 수사하고 있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천정배(千正培)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당.부당의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고 말했고, 주민등록법 위반 등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청문회를 거울 삼아서 청렴성과 도덕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의원님들의 질의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드리려고 했지만, 충분하지 못한 답변도 있는거같아 송구스럽다"며 "넓은 마음으로 헤아려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앞서 국회는 대한변협의 이상수 변호사, 민변의 이경우 변호사, 연세대 법대 박상기 교수, 중앙일보 신성호 논설위원, 경실련 김상겸 교수, 바른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김민호 교수를 참고인으로 불러 의견을 청취했다.
이경우 변호사는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에 대해 "민주적 통제와 정치적 독립이라는 양면적 성격이 있지만, 검찰의 정치적 독립이라는 점에서 이 조항이 계속 존치돼야 할지는 의문"이라며 "검찰권 행사가 누가 봐도 현저히 부당할 경우에는 지휘를 할 수 있겠지만, 가급적이면 지휘권 행사는 제한적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와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이상수 변호사는 정 내정자가 정치권 인사들과 지나치게 가까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통상에 비해 정치인과 많이 만난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김민호 교수는 천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 "대통령이 민주적 정당성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장관까지 민주적 정당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검찰총장이 장관보다 더 많은 민주적 정당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사위는 이날 참고인 신문에 이어 정 내정자에 대한 종합신문을 진행한 뒤 오는 21일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