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서민과 소상공인 등에게 고리로 자금을 대여한 불법대부업자, 이중계약서를 빌미로 고액의 임대료를 받은 건물주 등 수백 명이 국세청에 적발됐다.
이들은 국세청 조사국에 적발되어 세무조사를 받기 전까지 단 한 푼의 세금도 납부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19일 "국가적 위기상황을 틈타 서민 생활을 침해하고 탈세를 저지르는 사업자에 엄정 대응하기 위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 █ 서민층에 갑질한 불법 대부업자 세무조사 철퇴 |
불법대부업자 A씨는 급전이 필요하나 제도권 금융기관의 신용·담보 대출을 받지 못하는 영세사업자를 타깃으로 삼았다. A씨는 이들에게 고리로 자금을 대여하고, 이자는 형제 등 친인척 명의 차명계좌로 관리해 수익을 은닉했다.
A씨는 영세음식점 사업자에게 1000만원을 빌려주고 두 달 후 이자로만 390만원을 회수하는 등 최대 연 234%의 고리로 다수의 서민들에게 수십억원의 이자를 수취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대부계약서에 채무불이행 시 사업장(음식점)을 강제 양도하는 특약을 설정하기까지 했다.
A씨는 영세음식점 사업자가 개업 및 운영자금으로 빌린 수천만원의 이자 상환이 6개월 간 연체되어 원리금이 2배에 이르자 특약에 따라 사업장을 빼앗았다. 며칠 뒤 A씨는 권리금을 받고 제3자에게 양도했지만 해당 수익까지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차용증과 대부 계약서 등 자료를 바탕으로 자금흐름을 파악한 뒤 신고에서 누락한 이자수입금액 등을 적발했다.
| █ 세금 안내려고… 차명계좌로 술값 받고 매출신고도 누락 |
직원 등 다수의 바지사장 명의로 유흥주점(클럽)을 일반음식점으로 허위신고 하면서 개별소비세 등을 탈루하고 현금매출 신고를 누락한 사례도 적발됐다.
서울시내의 클럽을 운영 중인 B씨(실소유주)는 개별소비세 대상인 유흥주점 임에도 세금탈루 목적으로 식품위생법상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했다.
해당 클럽은 최근 유행하는 컨셉의 인테리어와 음악 선곡으로 20대 대학생 및 젊은 직장인이 자주 찾는 곳으로, MD(영업직원) 등 다수의 바지사장 명의로 매출을 분산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불법 영업을 일삼아왔다.
B씨는 클럽을 운영하며 MD를 통해서만 예약이 가능한 테이블 좌석 예약금 수십만원을 직원명의 차명계좌로 선입금 받는 등의 수법을 동원했다.
사업장 탐문을 통한 관련자 동선 파악 등 현장정보를 치밀하게 수집한 국세청 조사팀은 클럽의 비밀서류 은닉장소를 알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매출장부, 명의대여 관련 서류, 영업실장 명의 차명통장을 확보한 뒤 B씨가 실사주임을 밝혀냈다.
국세청은 B씨를 개별소비세 등 포탈혐의로 수억원을 추징하는 한편, 현금영수증 미발급 과태료 및 조세포탈과 명의위장으로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 █ 갑질 부동산 임대업자, 이중계약서 작성해 세금 탈루 |
수십 채 상가건물을 보유한 사주일가가 이중계약서 및 차명계좌를 이용해 수입금액을 누락하고, 20대 대학생 자녀 명의의 법인을 설립한 뒤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편법 증여하는 사례도 발각됐다.
C씨 일가는 호황상권에서 쇼핑몰, 소형 호텔, 오피스빌딩 등 약 60여개에 달하는 사업장을 임대 운영해왔다.
임차인의 약점을 악용한 C씨 일가는 인테리어, 권리금 등 초기 투자비용이 저렴하고 장사가 잘돼 계약을 오래 유지해야 한다며 임차인을 상대로 이중계약서(보증금 3천, 월세 3백 → 보증금 1천오백, 월세 1백)작성을 강요하는 한편 차액을 현금으로 직접 수령했다.
또, 다수의 친인척 명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임대료를 수령하는 방법으로 약 80여억원의 수입금액을 누락시켰다.
가공비용 계상을 위한 편법도 동원됐다.
실제 공사(약 10억원)는 외주업체가 실시했으나, 세금계산서는 특수관계법인 명의로 금액을 부풀려(약 20억원) 수취하고 근무 사실이 없는 자들 명의로 인건비를 계상해 법인자금을 부당 유출한 뒤 사적으로 사용했다.
아울러 20대 대학생 자녀 명의로 법인을 설립해 사업용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수억원의 현금 등을 증여하고 신고하지 않은 혐의까지 포착됐다.
국세청은 소득세 등 탈루세액 수억원을 추징하고 조세포탈범으로 통고 처분했다.
| █ 현금수입 '인 마이 포켓'… 악덕 사행성 게임업자 |
성인게임장을 운영하는 D씨는 현금 매출을 배우자 등 계좌로 수회 분할 송금하는 방식으로 신고 누락하고 세무조사 회피를 위해 20대 조카 등 친·인척 명의로 단기 개·폐업을 반복하다 국세청의 덜미를 잡혔다.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100여대 이상의 게임기를 운영하는 대규모 성인게임장의 실사주인 D씨는 매출이 전액 현금수입이라는 점을 악용했다.
D씨는 매일 밤 영업종료 후 게임장 인근의 은행 ATM기를 통해 배우자 및 친인척 명의 계좌로 수회 분할 송금한 뒤 금융추적을 어렵게 하고 현금매출 수십억원을 신고하지 않았다.
신고 누락한 수입금액을 은폐할 목적으로 매출액과 비례관계가 있는 전력비, 인건비 등 비용도 축소 신고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국세청은 "D씨가 탈루한 소득으로 배우자 명의로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가 아파트 및 독일제 승용차를 취득하는 등 호화사치생활을 영위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득세 등 탈루세액 수원을 추징하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조치했다"고 밝혔다.
| █ 인플루언서 동원해 약효 속여… 조사국에 적발 |
약효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허위과장광고 등으로 폭리를 취하면서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해 세금을 탈루하던 건강보조식품 판매업체도 조사국 감시망에 포착됐다.
E사는 수백명의 유튜버, 블로거 등 인플루언서들에게 가짜체험기를 작성하게 한 뒤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인하는 수법을 썼다.
가짜 체험기는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등을 통해 퍼져나갔고 소비자들을 현혹시켰다. 아울러 관련 비용은 세금계산서 등 적격증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십억원을 광고선전비 명목으로 비용처리 했다.
국세청은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하고 친인척에게 허위 인건비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E사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 █ 노인, 주부 등 취업 취약계층 노린 다단계 업체 |
노인과 주부 등 취업취약계층을 현혹해 다단계판매원으로 등록 후 상품구매를 강요하고 저가 제품을 고가로 둔갑시켜 폭리를 취하는 등 세금 탈루하던 다단계 판매회사도 적발됐다.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취급하는 다단계 판매업체 F사는 수 천명의 다단계판매원에게 저가의 상품을 고가에 판매(15만원 상당의 화장품 세트를 100만원에 판매)하게하고, 법정한도(매출액의 35%)를 약 10% 초과하는 후원수당을 지급해오다 국세청의 덜미를 잡혔다.
저소득 80대 노인, 주부 등 취업취약계층을 상대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현혹한 후 다단계판매원으로 등록, 후원수당 지급을 조건으로 상품구매를 강요해 매출을 올리고 가공의 인건비·후원수당을 계상한 뒤 세금을 탈루했다.
특수관계자로부터 거짓 세금계산서를 수취하고 대금을 지급하면 사주가 현금으로 편취해 수십억원의 법인자금을 유출했다. 또 사주와 형식적인 고문계약을 체결해 고문료 명목으로 수억원을 부당 편취했다.
국세청 조사결과 F사 사주일가는 탈루소득으로 고가의 부동산 취득 및 자녀 유학비 등에 사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F사를 상대로 법인세 등 수억원을 추징하고,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