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전과 몸싸움 끝에 가해자 제압해 체포
"n번방 사건 떠올라… 2차 피해 막으려는 생각뿐"
안산 단원경찰서, 표창장 수여 및 시민경찰 위촉
◆…안산단원경찰서에서 27일 열린 '범인 검거 유공 표창 수여식'에서 조세일보 소속 염정우 기자(왼쪽 두 번째)가 김태수 안산 단원경찰서장, 부모님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안산단원경찰서)
최근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몰카 촬영 등 디지털 성범죄 문제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현직 기자가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범인을 몸싸움 끝에 붙잡아 시민경찰로 위촉됐다.
27일 안산단원경찰서(서장 김태수)는 “조세일보 소속 염정우 기자를 '우리 동네 시민경찰'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김태수 서장은 "평소 경찰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을 바탕으로 중요 범인을 검거해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데 기여해줘서 감사하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불의에 맞서는 정의로운 행동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에 귀감이 되는 용감한 마음에 진심을 담아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6일 염 기자는 퇴근길에 지하철 4호선 초지역 환승 통로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불법으로 촬영하는 남성 A 씨를 우연히 목격했다.
A 씨의 핸드폰 화면에는 앞서 걷고 있는 20대 여성의 신체 일부가 촬영되고 있었고 피해 여성은 본인이 촬영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를 목격한 염 기자는 곧바로 A 씨를 붙잡아 추궁하기 시작했고 경찰에 신고한 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A 씨와 추격전을 벌였다.
궁지에 몰린 A 씨는 도망치던 와중에도 어떻게든 촬영한 영상물을 지우려 했고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A 씨를 붙잡는 데 성공한 염 기자는 피해 여성에게 해당 사실을 알린 뒤 출동한 경찰관에게 A 씨를 인계했다.
현재 A 씨는 단원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계에 입건돼 '카메라 등 이용촬영범죄 혐의'로 조사받고 있으며 삭제된 영상물은 포렌식 수사 등을 통해 복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염 기자는 "불법 촬영된 영상들이 인터넷에 버젓이 공유되는 게 n번방 사태로까지 양산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2차 피해를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어렸을 때부터 노인을 공경하고 여성과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부모님으로부터 배워 이를 실천한 것인데 용감한 시민으로 칭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을 상대로 한 불미스러운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