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발의한 문희상 '1+1+α' 법안 내용 그대로 재발의
윤 "임기만료로 폐기된 법안...21대 국회 시급히 심의해야 할 법안"
日강제동원 피해자지원법…"한일 기업·국민 기부금으로 위자료"
"8월 4일 지나면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강제 매각화 못 막아"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8일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된 피해자들에게 한국과 일본 양국 기업과 국민이 기부한 기금으로 위자료를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해 12월 18일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으로 '1+1+α' 법안을 대표발의한 내용을 기본으로 한 셈이다.
당시 문 의장은 한일 양국 기업과 국민(1+1+α)이 자발적으로 낸 성금으로 '기억·화해·미래 재단'을 설립하는 '기억·화해·미래재단법안' 제정안과, 강제징용 피해조사를 위한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 등 2건이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의장의 법안을 반영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법'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2건의 법안을 대표발의한 사실을 발표한 뒤 "지난해 12월 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대표 발의했다"면서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된 법안들로 21대 국회에서 시급히 심의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같은 내용으로 다시 발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는 8월 4일 법원의 일본기업에 대한 압류명령 공시송달 기간이 만료되고, 답변이 없으면 법원은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을 강제 매각해 현금화하는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며 "이 절차를 일단 시작하면 늦출 수 있는 방법이 없고,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추가 소송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에서 다른 정치적·입법적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고 현 상태를 반전시키지 못하는 한 일본기업들의 국내 자산 압류와 매각·현금화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로 인한 경제적․외교적․정치적 파장은 가늠하기 어렵고, 한일관계는 미궁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의원은 "기억·화해·미래재단법안'에서는 국외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기 위한 특수재단인 '기억·화해·미래재단'을 설립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기업과 개인 등의 자발적 기부금을 재원으로 조성하는 '기억화해미래기금'에서 위자료를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를 향해서 "정부는 그간 '피해자 중심 해결' 원칙을 강조해왔다. 피해자 중심의 해결을 하려면 정부가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서 의견을 듣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법원도 국회에서 이 법안들이 논의되는 기간 동안에는 일본기업의 국내 자산 매각을 유보하는 전향적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법안들은 피해자 중심 지원방안이면서, 동시에 한일 정부 간에 경제·외교적으로 쌓여있는 갈등의 근원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라며 "한일 간 정치적 대립을 무역 보복카드나 안보 대응카드로 해소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전 의장은 지난해 12월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법으로 '1+1+α' 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현재 교착상태에 빠져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일 양국관계가 과거를 직시하는 동시에 미래를 지향하는 관계로 나아가도록 마중물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법안에는 민주당 김진표·김태년·백재현·정성호·김성수 의원과 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 김세연·윤상현·홍일표 의원 등 여야 의원 13명이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문희상 안에 대해 강제징용 소송을 대리해 온 김세은·김정희·이상갑·임재성·최봉태 변호사와 이를 지원해 온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 3곳은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문희상 안은 자발성을 전제로 하는 '기부금'이라는 용어로 일본 기업의 책임을 명시적으로 면제시켜주고 있다"며 "문희상 안은 한국 정부가 운용하는 재단을 만들겠다면서 그 이름에 '책임'조차 넣지 못하고 '화해'라는 단어로 바꿔 넣었다"고 강력 반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