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5촌 조카, 정경심 재판 증인 이틀째 출석
변호인 반대신문 "허위 컨설팅 자료 논의한 적 없어"
전날 검찰 주신문 "허위 컨설팅 자료 교부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정 교수가 허위 컨설팅 자료를 요청한 적 없다"고 진술했다. (사진=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정 교수가 경영 컨설팅 계약서와 관련해 허위로 자료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정 교수의 요청 없이 스스로 허위 자료를 만들어 전달했다는 취지의 증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심리로 12일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조씨는 "경영 컨설팅과 관련해 정 교수에게 허위로 자료를 만든 사실을 논의하거나 보여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재판은 전날 열린 검찰 주신문에 이어 변호인 반대신문으로 진행됐다.
정 교수는 코링크PE가 인수한 자회사 WFM과 허위로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용역료 명목으로 회사 자금을 매달 860여만원 빼돌려 1억5000만원의 이득을 얻은 혐의(업무상 횡령)를 받는다. 검찰은 코링크PE를 실제로 운영한 조씨가 정 교수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교수가 조 전 장관이 2017년 5월11일 민정수석으로 취임한 뒤 2017년 7월경 투자금 10억원 재산 신고와 관련해 조씨 사무실에 방문해 민정수석 취임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상의했고, 이후 조씨가 허위로 컨설팅 자료를 만들어 줬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조씨는 전날 검찰 주신문 과정에서는 허위 컨설팅 자료를 정 교수에게 전달했다고 말한 바 있다. 조씨는 "정 교수 동생 명의로 허위 컨설팅 자료를 만들어 정 교수에게 교부한 것이 맞나"라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날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조씨는 정 교수의 요청으로 허위 컨설팅 자료를 만들지 않았고, 정 교수와 상의한 적도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정 교수 측이 "정 교수가 남동생 명의로 된 경영 컨설팅 계약서와 관련한 서류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지 않느냐"라고 묻자 조씨는 "정 교수가 만들어달라고 한 적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컨설팅 계약과 관련한 허위 자료를 정 교수와 논의한 적도, 보여준 사실도 없죠"라는 변호인 질문에 조씨는 "네"라고 답했다.
정 교수에게 횡령 혐의를 묻기 위해선 컨설팅 계약 과정에서 불법 행위인 '허위 자료' 존재 여부를 인식하고 있었는지가 중요한데 조씨의 진술은 정 교수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재판부도 지난 4일 "정 교수가 '투자자'인지, '대여자'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정 교수가 컨설팅 계약을 맺고, 조씨에게 수수료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해 적극적으로 행동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 교수 측은 자동차 부품회사인 '익성' 관계자들이 대여금 10억원을 코링크PE 설립에 사용했고, 컨설팅비 사용에도 동의했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갔다. 조씨는 "익성의 이창권 부사장이 코링크PE가 돈이 없어서 운영비가 들어오는 것을 좋아했고, 컨설팅비에도 동의했냐"는 변호인 질문에 "네. 이봉직 회장도 아주 좋아했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비리 및 사모펀드 관련 혐의를 받는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씨는 정 교수와의 금전 거래가 '투자'가 아닌 '대여' 형식이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변호인이 "정 교수가 대여를 원했고 코링크PE는 유상증자를 원했다고 한 검찰 진술이 사실이냐"고 묻자 "그렇다. 정 교수는 대여를 원했다"고 답했다.
이어 변호인이 "증인이 2016년 9월경 정 교수에게 신주 1주당 100만원을 인수할 것을 제안했냐"고 질문하자 조씨는 "실제 주식 제안 형태는 아니고 대여의 방법 중 한 가지로 말했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그렇다면 실질은 대여인데 신주 인수와 컨설팅 방식으로 진행한 것인가"라는 변호인 질문에 "컨설팅료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어쨌든 이자를 지급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조씨는 이날 펀드 운용보고서를 정 교수에게 건넨 경위를 묻는 과정에서 변호인 질문과 맞지 않는 대답을 했다가 재판부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조씨는 전날 검찰 주신문에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반복했다가 "기억하는 것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객관적 사실에 어긋나 위증에 해당한다"는 재판장의 질책을 받은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