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재판부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의 반격 일부 시각 존재해"
검찰 "사무규칙에 따라 적법한 절차, 증인도 제도 알고 있어"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 증인 불출석…조국 "검찰 규칙 어겨" 비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가 19일 열린 속행 공판에서 법정 증인들이 검찰 방문과 관련해 우려를 나타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부가 증인들이 법정에 증언하기 전 검찰을 방문해 진술조서를 확인한 것과 관련해 "자칫 잘못할 경우 진술 회유로 의심을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전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 등 일부 검찰 측 증인이 증인신문 전 검찰을 미리 방문해 진술조서를 열람한 것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는 19일 열린 조 전 장관의 3차 공판에서 "이 사건은 여타 일반 사건과 달리 더욱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검찰의 수사 관행에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김미리 부장판사는 "검사가 신청한 증인은 검사나 수사관으로 장기간 재직한 사람들로서 참고인 조사 등을 마쳤다"며 "자칫 잘못할 경우 진술 회유에 대한 의심을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부장판사는 "지난 공판기일에서 검사가 거론한 것처럼 검찰 개혁을 시도한 피고인들에 대한 검찰의 반격이라는 일부 시각도 존재한다"면서 "일반 사건과 달리 더욱더 매우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재판장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유념하겠다"면서도 증인을 상대로 회유하거나 증언을 유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증인이 (검찰에) 출석 가능한 일시와 필요한 사항 등은 검찰이 확인해야 하므로 당연히 검사가 연락을 시도해서 증인 소환 일시 등을 조율하는 것은 필요하다"며 "증인들은 당시 본인 진술을 확인하고 싶어서 (진술서를) 열람·등사한 것이며, 수사관인 증인들은 이 제도를 알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검찰이 신청한 증인에 대해 적절한 신문이 이뤄지도록 준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정한 규정이 있다"며 관련 규칙을 근거로 들었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155조의 4는 '검사는 증인신문을 신청한 경우 검사가 신청한 증인 및 그 밖의 관계자를 상대로 사실을 확인하는 등 적절한 신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 부장판사는 "사무규칙도 그 근거가 필요하고, 진술의 신빙성 문제 등 여러 가지 사항을 따져볼 부분이 있다"며 "신빙성과 연결되기 때문에 유념해달라"고 검찰에 요구했다. 재판장은 나중에 문제가 된다면 증언의 신빙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변호인도 "검찰은 이 전 반장에 대해 직무유기 혐의로 공소장 변경이 가능하다고 했는데, 증인 중 한 명이 수사받고 있는 상황에서 신빙성에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면 이를 해소할 입증 책임은 검찰에 있다"고 주장했다.
◆…자녀 입시비리·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9일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정 증인의 검찰 사전 방문에 대한 논란은 지난 5일 열린 조 전 장관의 2차 공판에서 촉발됐다. 당시 재판에는 이옥현 전 특감반원이 증인으로 나왔는데 검찰 조사 당시 말하지 않았던 부분을 진술해 변호인이 이에 대한 의문을 표했다.
김 부장판사는 "증인들이 법정 출석 전에 검찰에 가서 조서를 확인해도 되는 것이냐, 그런 것이 허용되는 것인가"라며 "증인들이 검사실에서 사전에 조서를 열람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재판부의) 우려는 알겠는데, 재판장님이 이것을 처음 들었다는 데에 더 놀랐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었지만 불출석해 다음달 10일로 증인신문이 미뤄졌다.
조 전 장관은 재판에 출석하며 김 전 수사관이 "감찰 원칙을 어긴 사람"이라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김 전 수사관의 불리한 진술이 예상된 만큼 이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전 장관은 "김 전 수사관의 고발을 기화로 저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다가 작년 하반기에 전격으로 수사가 확대됐다"며 "그 이유가 무엇인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