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올 연말까지 H-1B 등 취업비자 발급 중단
백악관 "미국 내 일자리 보호 위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IT업계 타격
구글, "취업비자 중단 결정에 실망"
애플, "다양성과 아메리칸드림 없으면 번영 없다"
아마존,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 위태롭게 할 것"
페이스북, "경기 회복에 악영향"..."이민은 장려해야 할 사항"
◆…[사진=연합뉴스]
구글, 유튜브, 아마존 등 미국의 거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업비자 중단 결정에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올 연말까지 고숙련 근로자에 대한 H-1B 비자와 해외에서 미국으로 직원을 전근시킬 때 사용되는 L-1 비자 등 특정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백악관은 이번 행정명령이 미국 경제가 회복하는 것을 돕기 위해 도입됐다며 미국 내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 "이번 조치는 외국인 기술자를 고용하기 위해 H-1B 비자에 의존하는 업계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그간 많은 IT 업체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중단하거나 제한하려고 했던 이민 프로그램 면제를 위해 수년간 로비를 벌여왔는데 이번 조치로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이 큰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구글,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CEO들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트위터에 "이민은 미국의 경제 성공에 크게 기여해 미국을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 잡게 했으며 구글의 상황도 같다"면서 "오늘의 취업비자 중단 결정에 실망스럽지만, 우리는 계속해서 이민자들을 지지하고 모두를 위한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팀 쿡 애플 CEO도 트위터를 통해 "애플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항상 다양성에서 강점을 찾았고 아메리칸드림이라는 약속에서 희망을 찾았다"라며 "둘 다 없으면 새로운 번영도 없다. 이번 결정에 크게 실망했다"라고 말했다.
2019년 H-1B 비자를 어느 기업보다 많이 받은 아마존은 성명을 내고 "고숙련 전문직 근로자들이 입국해 미국의 경제 회복에 기여하는 것을 막는 것은 미국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이민 제한을 위해 코로나를 이용한다"고 비판하면서 "고도의 기술을 갖춘 인재들을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미국 경제 회복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숙련 비자 소지자들은 페이스북과 미국 전역의 조직에서 혁신을 추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민은 제한을 둘 것이 아니라 장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고법률책임자(CLO) 브래드 스미스는 "이민자들은 우리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미국의 중요한 인프라를 지원한다"며 "지금은 미국을 세계의 인재로부터 단절시켜 불확실성과 불안을 조성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트위터의 공공 정책 및 자선 사업 부문 책임자인 제시카 헤레라 플래니건은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은 근시안적이며 미국 경제에 큰 피해를 준다"며 "미국 경제의 가장 큰 자산인 다양성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구글, 아마존, 이베이, 페이스북 등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인터넷협회(IA)는 성명을 내고 "다양하고 능력 있는 미국의 H-1B 비자 소지자들이 미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성장을 돕는다"며 "모든 산업은 비자 시스템의 이익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이번 결정에 매우 동의하지 않는다"며 "내 경험상 다양한 기술은 새 일자리를 만든다. 비자 개혁은 일리가 있지만, 이것은 너무 광범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이민정책연구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최대 21만9000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미국에 입국할 수 없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