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데이터 업무에서 빠진 '질병통제예방센터'
"코로나19 데이터가 정치적인 목적에 쓰일 수 있어!"
정부관계자, "데이터 관리 능력 개선돼 자원 할당에 도움 될 것"
수집된 데이터는 보건부를 거쳐 공개될 예정
◆…애틀랜타 시내에 있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본부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가 병원들에 환자의 코로나19 데이터를 질병통제예방센터(이하, CDC)로 보내지 말고 워싱턴 보건부 중앙서버에 직접 전송하라는 지시를 해 데이터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14(현지시각)일 보도했다
이 소식을 접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데이터가 정치적인 목적에 쓰이거나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을 수 있다고 크게 우려했다.
이 새로운 지침은 보건부 웹사이트에 최근 조용히 게시됐으며 수요일(15일, 현지시각)부터 각 병원은 치료하고 있는 환자, 이용 가능한 병상과 인공호흡기 수, 팬데믹을 추적할 수 있는 정보를 워싱턴 보건부 중앙서버에 보내야 한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변화로 데이터수집을 간소화하고 워싱턴 코로나19 특별대책반이 개인 보호구나 치료제 같은 부족한 공급물자를 할당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병원에서 정보를 전송받는 보건부 서버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있어 보건 종사자들의 긴급한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카이저 가족 재단의 젠 케이츠 세계 보건 정책 담당관은 “역사적으로 CDC가 공중 보건데이터를 수집했는데, 이번 지침으로 연구자들과 대중들이 발병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데이터가 어떻게 보호될지, 투명성과 접근성이 있을지 그리고 CDC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이 생긴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 두 명은 CDC가 이번 조치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부 대변인 마이클 카푸토는 “CDC의 시스템이 느리다”며 “CDC와 보건부의 시스템이 서로 연결되며 CDC는 계속 데이터를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CDC 시스템이 미 전역 2만 5천 개 의료기관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과학을 정치화하고 CDC의 권위에 먹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보건부 준비 및 대응부 부차관을 지낸 니콜 루리 박사는 “정치기구 아래 모든 데이터를 집중해 관리하는 것은 위험하고 불신을 초래한다”며 “CDC 같은 기관들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업무와 능력을 차단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의과대학협회 보건의료 최고책임자인 재니스 오를로우스키 박사는 루리 박사의 우려를 이해한다고 말했지만 “행정부는 데이터를 공개하거나 적어도 병원이 접근할 수 있도록 구두로 약속했다”며 “(이번 조치는) 데이터 수집 과정을 개선하고자 하는 진심 어린 노력”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