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회복세…정유 적자규모 8300억 축소
◆…S-OIL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0년 2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OIL이 재고관련손실의 개선으로 직전분기보다 8000억원 가량 영업적자폭을 줄인 2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국제유가 급락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시황악화가 겹쳐 1조원대의 역대급 적자를 쏟아냈던 1분기의 충격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모습이다. 차츰 상승세를 보인 유가와 함께 항공유 등 수요가 부진한 부분의 생산을 줄이고 견조한 제품군으로 돌리는 자구책 등에 힘입어 정유사업에서 재고손실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S-OIL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 4518억원, 영업손실 1643억원, 당기순손실 669억원으로 잠정 집계해 24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이 44.8% 줄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적자가 지속된 실적이다. 전분기 대비로도 매출이 33.6% 감소하고 영업·순이익 모두 적자지속으로 기록됐다.
외형은 2016년 1분기 3조 4284억원 이후 약 4년 만에 3조원대로 축소됐다. 2분기 제품 판매량이 전분기보다 6.4% 가량 늘어났으나 유가하락 영향에 제품가가 낮아지면서 매출액이 줄었다는 것이 S-OIL의 설명이다.
다만 직전분기 1조 73억원의 영업손실과 880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각각 8430억원, 8137억원씩 적자폭을 줄였다. 특히 정유부문의 영업손실이 3587억원으로 같은 기간 8313억원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회사측은 "그동안 재고부담이 높은 수준으로 쌓이면서 정제마진 부진이 지속됐으나 5월 이후 주요 국가들의 이동제한 조치 완화와 경기부양 정책 등으로 수요가 점진적 회복세를 보여 재고관련손실 규모가 줄면서 적자폭이 크게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2분기 이 회사의 재고관련손실액은 1690억원 수준으로 전분기 7210억원 대비 5500억원 이상 줄었다. 대부분 정유부문에서 잡힌 손실로 유가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가격차이가 발생함에 따라 재고평가손 회복세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정유·증권업계에 따르면 정제마진은 2분기 내내 배럴당 마이너스 1달러 내외를 오가며 통상 손익분기점(BEP)으로 평가되는 4~5달러대에 크게 못 미친 채 부진한 상황이었다. 반면 2분기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4월 평균 배럴당 23.9달러 수준에서 6월 40.5달러까지 올랐다. 1분기 초 65달러대에서 3월 23.3달러까지 급락해 정유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던 것과 비교하면 양호해진 흐름이다.
주력사업 외 비정유부문도 석유화학에서 이익 개선세를 내비치는 등 선방한 모양새다. 석유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91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7.1%, 전년동기 대비 2069.0% 늘어났다. 윤활기유는 이익이 전분기보다 11.1% 가량 줄었으나 1033억원을 거둬 영업이익률 38.1%로 견조한 수익성을 내비쳤다.
S-OIL은 "PX(파라자일렌), BTX(벤젠·톨루엔·자일렌) 등의 스프레드가 축소됐지만 올레핀 계열이 원재료인 납사 가격 하락 등으로 양호했다"며 "윤활기유 스프레드도 낮운 원료가에 힘입어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하반기 더 큰 실적 개선세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관련 제한조치 완화로 수요가 지속 늘면서 정제마진 회복세가 이어지고 안정적 유가와 중국 대규모 정기보수 등으로 비정유부문에서도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회사측은 "사우디아라비아 원유판매가격(OSP)이 7월 선적분부터 다소 올랐지만 지난분기 말까지 저점에서 할인가가 유지됐고 3분기에도 예년보다 전반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면서 "2분기 재고효과가 회복됐어야 할 포지션이 이월된 것도 상당해 정유사업 영업이익이 더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