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8일 '추미애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 수사 종결
"군무이탈·청탁 및 외압 모두 없어"…추미애·아들·보좌관 불기소
당시 부대 지원장교, 지원대장 2명만 육본 검찰부 송치
◆…검찰이 28일 군 복무 시절 특혜 휴가 의혹을 받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와 추 장관, 추 장관의 전 보좌관 최모씨에 대해 모두 불기소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군 복무 특혜' 의혹에 휩싸였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아들 서모씨에 대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지난 1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추 장관을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및 근무기피목적 위계 혐의의 공동정범으로 고발한 지 약 8개월 만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덕곤)는 군무이탈 의혹으로 고발된 서씨와 추 장관, 추 장관의 전 보좌관 최모씨, 당시 서씨 소속 부대 지역대장 이모씨를 불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수사팀은 서씨가 군 복무 시절 사용한 휴가가 모두 지휘관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적법했으며, 추 장관 측의 외압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앞서 서씨는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소속 카투사에서 복무하던 중 2017년 6월 휴가에서 미복귀했다는 이유(군무이탈 혐의)로 고발됐다. 당시 서씨는 2017년 6월5일부터 27일까지 무릎 수술과 회복을 위해 2차례 병가와 1차례 개인 휴가를 썼다.
서씨는 6월5일~14일 1차 병가를, 6월 15~23일 2차 병가를 사용한 뒤 통증이 사라지지 않자 외래진료를 받으며 전화로 4일간 휴가를 더 내고 27일 부대에 복귀했다. 당시 당직 사병은 서씨의 2차 병가 이후인 6월25일 서씨의 미복귀를 확인하고 서씨에게 연락하자 자택에 있다는 답변을 들어 복귀 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서씨의 군형법상 군무이탈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서씨의 1, 2차 병가와 개인 휴가 모두 당시 지역대장의 적법한 승인을 받아 사용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서씨에게 군무 기피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최초로 의혹을 제기한 당직 사병 현모씨가 당직을 섰던 6월25일에는 이미 서씨가 정기적인 개인 휴가를 사용하고 있던 때라 군무이탈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검찰은 서씨의 의무기록지와 진단서 등을 서씨에게 군무이탈 혐의를 물을 수 없는 근거로 삼았다. 실제로 서씨가 수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의무기록에 적혀 있고, 병가 이유로 제출한 진단서와 소견서도 의사가 정상적으로 발급했다는 취지다.
결국 검찰은 서씨의 군무이탈죄가 성립하지 않아 군무기피목적위계 혐의도 없다고 봤다. 아울러 추 장관과 전 보좌관 최씨, 지역대장 이씨의 근무기피목적위계죄와 군무이탈방조죄 등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은 추 장관의 전 보좌관 최씨와 직접 통화한 지원장교와 지원대장은 현역 군인 신분인 점을 고려해 육군본부 검찰부로 혐의를 송치했다.
국방부도 검찰 조사에 앞서 서씨가 전화로 휴가를 연장한 부분은 문제가 없다며 미복귀 의혹에 선을 그은 바 있다. 국방부가 공개한 '부대관리훈령 65조'와 '육군 병영생활규정 111조'에 따르면 휴가 중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전화 등으로 연장할 수 있다. 또 '주한 미 육군규정 600-2(인원-일반사항)'는 한국군지원단 병사의 휴가를 포함한 행정관리는 한국의 육군 제도를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씨는 주한 미군 소속에서 근무했지만, 한국 육군의 병영생활규정을 적용받아 전화로 휴가를 연장한 셈이다.
검찰, 휴가 연장 청탁 '혐의 없음' 결론…"뚜렷한 정황 없어"
◆…국방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의 '휴가 연장 의혹'에 대해 문제 없다는 취지의 공식 입장을 내놨다. (사진=연합뉴스)
추 장관 아들의 '휴가특혜 의혹'과 함께 쟁점으로 부각됐던 추 장관 측의 '청탁 및 외압' 의혹에 대해서도 검찰은 혐의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서씨의 2차 병가와 개인 휴가 사용 과정에서 전 보좌관 최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은 밝혀졌지만, 청탁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추 장관은 검찰 서면 조사 과정에서 "아들의 상황을 확인해달라고 한 것일 뿐, 병가 연장 지시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고, 전 보좌관 최씨도 서씨에게서 들은 상황을 추 장관에게 전달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대해 수사팀은 "추 장관이 청탁에 관여한 뚜렷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을 중심으로 집중 공세를 펼쳤던 '국방부 민원' 의혹도 단순 해프닝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당시 국방부 민원상담센터의 녹취 자료 1800여건을 비롯해 국방부 조사본부의 비밀상담실 상담 내역, 국방헬프콜 녹음자료 등 관련 자료를 모두 검토했지만, 추 장관 부부의 민원 내역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지원반장이 국방부 민원실 소속이라고 밝힌 남성으로부터 서씨의 병가 연장과 관련한 민원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고 검찰에 진술한 부분도 불분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부대 지원반장이 서씨에게 '휴가 연장을 직접 묻지, 왜 국방부에 민원을 제기했느냐'고 지적했고, 서씨가 '부모님이 민원을 제기한 것 같다'는 식으로 둘러댄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늑장 수사' 비판에 검찰 "고의적 수사 지연 아니다"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신원식 의원이 지난 2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 병역 시절 병가 및 연가 사용과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검찰은 지난 1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한 고발장을 접수한 지 수사에 착수했다. 당직 사병 등 제보자와 피고발인, 군 관계자 10여명을 소환조사하고, 여러 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팀은 지난 12일 최씨를 소환 조사했고, 다음날에는 서씨를 피고발인으로 소환해 군 복무 중 규정을 어겨 휴가를 쓰는 등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했다. 또 최근 서씨가 복무한 부대의 한국군지원단장이었던 예비역 중령과 김 대위, A씨를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대위와 당직사병은 지난 6월 조사받은 지 3개월 만에 다시 소환됐다.
이어 검찰은 지난 15일 국방부 민원실 등을 압수수색해 2017년 6월 15일 전후 국방부 민원실 녹취파일 2000여 개 등을 분석했고, 지난 21일에는 서씨의 전주 소재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19일에는 서씨의 군 복무 당시 미2사단 지역대 지원장교로 근무했던 김모 대위의 주거지와 군부대 사무실, 추 장관의 전 보좌관 최모씨의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서씨가 고발된지 반년이 넘은 시점에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며 '늑장 수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고의적으로 수사를 지연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며 "4월까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인사 이동으로 당사자 소환이 어려웠지만, 이후 성실하게 소환조사를 했고 9월 초 수사팀을 구성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추 장관 아들 서씨에 대한 군 복무 특혜 의혹이 무혐의로 결론남으로써 추 장관의 검찰 개혁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 장관은 아들 의혹에 대한 부분과 관계 없이 검경수사권 조정, 검찰 직제 개편 등 검찰 개혁 방안을 지속해서 진행한 바 있다.
추 장관은 이날 법무부를 통해 "장관과 장관의 아들에 대한 근거없고 무분멸한 정치공세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거듭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면서도 "더 이상의 국력 손실을 막고 불필요한 정쟁에서 벗어나 검찰개혁과 민생 현안에 집중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추 장관은 "수사권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통해 검찰 개혁을 완수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