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지도부, 강경화 남편의 미국행 '부적절한 행위' 질타
강경화 "남편 일 송구하나, 귀국 요청 할 수 없어"...개인적 행위
민주당 일부 "남편 일 갖고 왜 공격?" vs 국민의힘 "강(姜)로남불"
◆…강경화 외교부장관 남편 이일병 연대 명예교수가 요트를 구입해 해외요트여행을 할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조차 '부적절'하다고 질타한 가운데 민주당 일부에서는 '남편 개인적인 행위'이라며 강 장관을 비호하고 나섰다.
강경화 외교부장관 남편 이일병 연대 명예교수가 요트를 구입해 해외요트여행을 할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조차 '부적절'하다고 질타한 가운데 민주당 일부에서는 '남편 개인적인 행위'이라며 강 장관을 비호하고 나섰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5일 강 장관 남편이 요트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 것과 관련해 "강경화 장관께 이것을 연결해서 책임을 묻는 그러한 일부 기류에 대해서 저는 단연코 반대한다"고 강 장관을 비호했다.
박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교수의 행동은)국민의 눈높이에서 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강 장관께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국민께 했다. 그 정도면 됐다고 본다"며 강 장관이 '남편의 귀국을 권유할 입장이 못 된다'고 한 발언을 언급한 뒤 "결국 강 장관께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 않았느냐, 그런 측면에서 소위 이것을 공적 책임으로 연결을 해서 강 장관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은 그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듭 강 장관을 감쌌다.
같은 방송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대해 "'이(일병) 교수 본인의 문제일 뿐인 것인지 강 장관의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얘기하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내로남불, 조로남불, 추로남불 이러는데 '강(姜)로남불'까지 생길 판"이라며 "이 사안의 핵심은 이중잣대"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번 추석명절 연휴가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한 최후보루라고 강조하며 '귀성(향) 자제' '집콕' 등 정부의 방역 협조를 강조한 뒤, "정부의 하도 강력한 단속 지침과 자제 요청에 응하는 우리 국민들이 정말 착하신 분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특별히 무슨 긴급한 일도 있는 것도 아니고 요트 사기 위해, 호화 여행하기 위해서 외국에 간다? 그것도 주무 외교부장관의 부군되시는 분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걸 그냥 개인의 문제라고 해서 넘어가면 이중잣대고 권력 있는 사람들은 알아서 판단하고 자기 마음대로 해도 양해가 되는 것"이라면서 "힘없는 국민은 심지어 운전면허까지 취소한다고 하면서 막 그냥 엄포를 당하는 상황까지 겪게 되고. 이게 말이 되느냐.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결국 특권과 반칙의 문제가 여기서 대두되지 않을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강 장관은 전날 남편이 '해외여행주의보'를 묵살하고 요트를 구입, 해외여행을 할 목적으로 미국으로 떠난 것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며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실·국장급 간부들과 회의 자리에서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회의 후 만난 기자들이 '남편 귀국을 요청할 계획이냐'고 묻자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서 귀국하라고 얘기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본인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설명하고 했지만 결국 본인이 결정해서 떠난 거고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현 정권 출범과 함께 외교수장을 맡아 3년 5개월 동안 최장수 외교부장관직을 수행하고 있는 강 장관으로서는 그간 빈발한 외교관 성추행 등 논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절대신임을 받아왔지만 이번 남편의 '부적절한 행위?'로 인해 장관 취임후 최대 위기에 봉착한 양상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4일 강경화 외교장관 남편의 해외요트여행을 위한 미국 출국을 '부적절한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최고위원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편 집권여당인 민주당도 강 장관 남편의 해외요트여행을 위한 미국 출국을 '부적절한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고위공직자, 그것도 여행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 역시 이날 오후 코로나19 돌봄 취약 관련 현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늘 언론 보도를 통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외교부의 여행자제 권고에도 불구하고 출국했다는 점이 논란이 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이어 "코로나 19로 명절 귀성길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국민께 국무위원의 배우자로 인해 실망을 안겨 드린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까지 나서 강 장관 남편 문제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고 나선 점은 가뜩이나 최근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국면에서 강 장관 남편의 일탈행위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강 장관 남편의 해외요트여행 건에 대해 네티즌 반응은 '부적절한 행태'라는 의견과 '개인 문제'라는 의견이 팽팽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