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아들 휴가 의혹' 관련 "거짓 진술 하지 않아"
"휴대폰 포렌식으로 문자 알았을 뿐, 기억 안나"
공수처장 후보 추천 않는 국민의힘 비판 "국민 신뢰 저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아들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해 "거짓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 "거짓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추 장관의 발언 이후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이어지는 등 파행으로 치닫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 국감에서 "보좌관에게 아들의 병가 연장 관련 전화를 지시한 바 없다"고 말한 추 장관의 대정부 질문 발언을 두고 날을 세웠다.
먼저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추 장관에게 "검찰 보도자료에 따르면 6월14일 병가 연장 보고를 받고 6월21일 보좌관과 연락을 주고받았다"며 "국회 거짓 진술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사과할 생각이 있냐"고 추궁했다. 이에 추 장관은 "거짓 진술하지 않았다. 법령을 위반하거나 부정한 청탁과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추 장관은 이어 "그걸(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면 보좌관에게 전달했다고 하지만 '지원장교님'이라고 적혀 있다"며 "아는 사람의 번호를 지시 차원에서 보냈다면 '지원장교'나 '대위'라고 하지 '님'자를 붙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또 "이러한 문자메시지가 있다는 것은 휴대폰 포렌식을 통해 알았던 것일 뿐, 그걸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 의원이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군무이탈 사건'이라고 말하자 추 장관은 "군무이탈 사건이 아니"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국방부와의 서 일병 구하기'라는 야당 의원의 발언에도 추 장관은 "서 일병은 구해진 사람이 아니다. 군 복무를 다 이행한 사람인데 굳이 구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야당 의원의 공세가 이어지자 추 장관은 재차 보좌관에게 아들의 휴가 연장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맥락을 보면 (보좌관에게 ) 아들과 연락을 취하라고 했지, 지시한 것이 아니"라면서 "보좌관이 스스로 한 번 더 연장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라는 답변이 나온다"고 말했다. 보좌관의 '스스로 요청했다'는 답변은 지시가 없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발언이라는 게 추 장관의 주장이다.
하지만 전 의원은 추 장관이 진행 중인 '검찰개혁'에 대한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전 의원은 "장관의 정직성은 검찰개혁 책임자로서 관계가 있다. 지시인지 아닌지, 그 전 발언이 허위인지 여부는 국민이 상식선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여당 의원들의 항의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야당에서는 민생에 대한 질의는 하지 않고 오로지 추 장과 관련된 정쟁과 관련된 이야기만 꺼낸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소병철 의원도 "많은 것을 준비해왔는데 도대체 국감이 흘러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반말 여부'를 두고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이어지자 윤 위원장은 "더는 감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오전 감사 중지를 선포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오후 국감에서 추 장관은 "국민적 거짓말쟁이로 몬 당직사병에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의 질문에 "아들 문제로 오랜 기간 심려 끼친 점, 거듭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추 장관은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에서 철저한 수사를 거쳐 실체를 규명하고 증거에 따라 무혐의 처분한 것으로 안다"며 "제 아들과 관련한 사안에 대해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은 지양하고 정책 국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지엽적인 부분을 답하는 게 피차 똑같아지기 때문에 (아들 의혹과 관련한 발언은) 삼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두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민주당 소병철 의원이 "계속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는 위법 상태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냐"고 묻자 추 장관은 "국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하시킨다"고 답했다.
추 장관은 "고위공직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굉장히 낮다"면서 "공직의 신뢰를 회복하고 정권에 유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여 년 간 꾸준히 공수처와 같은 별도 기관이 필요하다는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