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1398억원…전년대비 41%↓
"코로나19 장기화 예상에 보수적 회계처리"
◆…현대건설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20년 3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건설이 5분기 연속 이익 규모가 축소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건설업계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사업장의 공사 지연 등의 문제에 부딪치는 분위기 속에서 외형이 다소 지그재그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원가와 비용부담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신규 수주는 전년도보다 증가해 일감 확보가 안정적인 점은 긍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 425억원, 영업이익 1398억원, 당기순이익 838억원으로 잠정 집계해 23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에 비해 매출이 1.1%, 영업이익이 41.5%, 순이익이 61.6% 줄어든 실적이다. 전분기에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1.0%, 9.1%씩 감소하고 순이익만 20.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5%로 전년도보다 2.4%p 하락했으나 직전분기보다는 0.1%p 올랐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2451억원 이후 5분기째 지속 감소하는 형국으로 최근 약 10년 사이 가장 적은 규모를 기록했다. 3분기 매출원가율이 91.4%로 전년도 89.8%보다 1.8%p 높아진데다 판관비도 2086억원으로 같은 기간 17.8% 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 장기화 예상에 따른 보수적 회계처리의 영향으로 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외형은 지난해부터 확장과 축소를 분기마다 반복하고 있으나 3분기까지 누적치가 작년보다 0.01% 감소한 것에 그친 12조 6455억원으로 비슷한 규모를 유지한 모양새다. 코로나19가 건설사들의 해외 현장에 불리한 영향을 끼치는 상황에서 해외 매출이 16.2% 줄었지만 국내에서 12.7% 매출이 늘었다. 국내 주택 실적이 견고하고 현대오일뱅크 정유공장 개선공사 등 국내 플랜트 공사도 본격화돼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는 게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신규수주는 3분기 3조 3000억원 가량을 추가해 누적 21조 892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보다 22.7% 수주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올해 연간 목표치인 25조 1000억원의 87.2%를 달성하게 됐다. 홍콩 유나이티드 크리스천 병원공사, 필리핀 남북철도 제1공구 공사, 고덕 강일 공동주택 지구, 대전북연결선 제2공구 사업 등이 수주 항목에 포함됐는데 특히 국내 수주액이 56.9% 증가하며 양호한 실적을 달성하는데 기여했다.
이에 따른 수주잔고는 전년 말보다 16.4$ 늘어난 65조 5623억원으로 회사측은 "약 3.8년치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저유가 기조 등으로 업황이 불리하지만 견고한 재무구조로 안정성을 유지 중이란 평가를 내렸다. 회사측은 "업계 최고 수준인 AA-의 신용등급을 유지한 가운데 지난해 말 대비 14.7% 증가한 209.2%의 유동비율과 같은 기간 0.9%p 감소한 부채비율을 기록했다"면서 "5조 5436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2조 9797억원의 순현금을 보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되는 어려운 글로벌 경제 속에서도 설계·기술·수행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적극적인 미래 신 성장 동력 발굴로 질적 성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