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액은 동맹국 갈취" 트럼프 비판한 바이든…합리적 방위비 협상 가능할 것
궁극적 비핵화에는 바이든 단계적 해법이 맞아…한국 양국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한국 대통령들 접견, 손녀와 함께 DMZ 방문 등…한국과의 인연 깊어
중국에 압박정치 예정…시진핑에게 "세련된 방식의 고통 줄 것"
바이든 후보는 2008년 대선 당시 외교 분야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오바마 전 대통령을 보완하기 위해 러닝메이트로 선정되었을 만큼 외교 분야에 능통하며 오래 정치생활을 한 만큼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전문가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을 중시하는 만큼 방위비 분담금의 합리적인 협상이 기대되며 그의 바텀업 방식이 시간은 걸리겠지만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다자 협력을 앞세우는 바이든은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이 합리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은 방위비 증액은 동맹국을 갈취한 행위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고 "동맹 강화하며 한국과 함께 설 것"이라 말한 바 있다.
다만, 이수혁 주미대사는 지난달 12일 국정감사에서 바이든이 동맹국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방위비 분담이 이전보다는 증액돼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고 밝혀 어느 정도의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하다는 것을 암시했다.
정상끼리 문제를 푸는 탑다운 방식을 선호하던 트럼프 대통령과는 반대로 바이든은 전통적인 실무 협상을 중요시한다. 또한, 그는 선거 기간, 바이든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깡패'라고 부르며 조건부로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을 말한 바 있다.
이에 북미 협상 재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나 일부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려면 바이든의 바텀업 방식이 맞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KBS 열린토론에서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일시적 돌파구가 열릴 수도 있으나 궁극적으로 단계적 해법이 양국의 관계를 풀어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야 한반도와 호흡이 맞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김진아 한국국방연구원 박사도 동맹국을 중시하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돼야 한국이 북한과 미국 양국 사이에서 정보교환, 대안 제시 등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보인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 민주당 역시) 비핵화와 한반도 영구적 평화에 대한 공감이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2013년 부통령 자격으로 방한했던 바이든은 당시 연세대 연설 중 “북한은 핵무기를 추구하는 한 절대로 안보와 번영을 누릴 수 없다”면서도 “한국과 북한은 한민족이며, 똑같이 존엄을 누릴 자격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의 영구적인 분단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50년이 넘게 정치에 몸담으면서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30년 이상 활동한 만큼 바이든은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2001년 그가 미 상원 외교위원장 자격으로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과 넥타이를 즉흥적으로 바꿔 맨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또한, 그는 오바마 정권 당시 부통령 자격으로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접견한 바 있으며 2013년 부통령 자격으로 방한했을 당시 손녀와 함께 DMZ(비무장지대)도 방문했다.
◆…<2013년 DMZ에서 바이든 부통령과 손녀 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도 중·미 관계는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인권, 기후, 이념 등의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민주당이 더욱 강경하게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안병진 교수는 “시진핑에게 트럼프 시절은 고통의 세월이었다. 바이든의 시대는 시진핑에게 또 다른 고통의 시대일 것이다. 트럼프처럼 난폭하진 않지만 세련된 방식으로 고통의 시간을 줄 것이다”고 말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을 예견했다.
이에 한국은 양국의 압박 사이에서 혼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3년 당시 부통령 자격으로 방한한 바이든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미국의 반대편에 '베팅'하는 것이 좋은 '베팅'인 적이 없다"고 협박성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또한, 지난달 쿼드에 참여한 뒤 중국으로부터 경제보복을 당하고 있는 호주의 사례를 보면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현시점에서 한국 외교 기술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