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제 확산, 오후 10시 이후 심야배송 제한
2023년까지 공유형 택배분류장 등 인프라 30개 이상 확충
◆…[사진=DB]
정부가 택배기사들의 과로를 방지하기 위해 택배사별 노사 협의를 통해 하루 최대 작업시간을 정하고 주 5일 근무제 확산,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 제한 등의 방안을 추진한다.
12일 고용노동부·국토교통부·공정거래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올해 택배산업 성장의 한계가 드러났다”며 “이번 대책은 택배기사 보호뿐만 아니라 택배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며 “택배기사의 과로 방지를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사회안전망을 확대해 택배기사의 작업환경을 개선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택배기사의 배송 량과 작업시간 등 작업조건에 대한 긴급 실태점검을 위해 산재보험 적용제외를 신청한 택배기사 1만 600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적정 작업시간을 제시할 계획이다.
해당 기준에 따라 만들어진 1일 최대 작업시간은 택배사별 여건을 고려해 정하고 택배기사가 소화할 수 없는 물량이 발생했을 때는 택배기사의 요구에 따라 물량을 축소하고 배송구역을 조정할 수 있는 물량조정 시스템도 구축할 방침이다.
국토부 백승근 교통물류실장은 “적정 작업시간을 어느 정도로 해야 할지 실태조사를 하면서 분석하고 있다”며 “자동화가 되어있는 현장과 그렇지 않은 현장의 작업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정할 수는 없고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서 어느 정도로 권고할지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후 10시 이후의 심야 배송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오후 10시부터 자동으로 근무를 차단하도록 하는 업무용 앱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으로 미배송건은 지연배송으로 관리하는 방식을 통해 제한한다. 다만 부패 우려가 있는 식품 등 살아있는 생물은 예외적으로 오후 10시 이후 배송을 허용하도록 했다.
또한 노사 협의를 거쳐 택배기사의 토요일 휴무제를 도입해 주 5일제 확산을 유도할 방침이다.
택배기사의 주요 과로 원인으로 지목되는 택배 분류작업은 노사 간 의견수렴을 통해 명확화·세분화하고 표준계약서에 반영하도록 했다. 현재 분류작업 업무에 대해 택배기사들과 택배사 사이에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택배기사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상 건강진단 실시 의무를 '대리점'에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며 건강진단 결과 택배기사에게 뇌심혈관질환 등 건강상 문제가 우려되면 대리점주가 직접 작업시간을 조정하는 등 조치를 협의할 수 있도록 개정을 추진 중이다.
불공정 관행과 관련해서는 택배기사 수수료 저하를 야기하는 홈쇼핑 등 대형화주의 백마진(택배사가 대형 화주에서 지급하는 일종의 리베이트) 관행을 조사할 예정이고 생활물류법안에 '부당한 대가 수취 금지'를 규정하는 조항을 추가해 택배기사에게 부과되는 위약금 등이 불공정거래에 해당할 경우 표준계약서에 반영해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택배기사 처우 개선을 위한 인력 확충, 설비 투자, 적정 배송 수수료를 제공하려면 택배가격 구조 개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내년 상반기부터 사회적 논의에 착수해 상반기 중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행 방안 논의를 위해 오는 12월부터 '택배기사 과로방지대책 협의회'를 구성해 업자·종사자 단체와 소비자 단체, 홈쇼핑, 전문가 등이 참여할 계획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택배기사의 처우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분류인력 확충, 설비투자 및 적정 배송 수수료 지급 등이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택배가격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사회적 논의에 착수해 내년에 가격구조 개선방안 등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정부는 택배 배송시간 단축을 위해 내년부터 도시철도 차량기지·공영주차장 등 유휴부지를 활용해 공유형 택배분류장 등 인프라를 2023년까지 30개 이상 확충에 나설 계획이며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제정과 산재보험법 개정 등을 연내 추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