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국가 안보 차원에서 바이든 당선인도 기밀 브리핑 필요
바이든 당선인의 백악관 입성,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져
대통령 당선인은 보통 승리 확정 뒤, 외교 안보 현안 브리핑 받아
연방총무처가 바이든 승리를 인정하지 않아 브리핑 받지 못해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사진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선언한 가운데, 공화당 내에서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국가 안보 차원에서 기밀 브리핑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대다수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근거 없는 투표 사기 주장과 관련 소송에 지지하는 입장을 내비쳤으나, 바이든 당선인의 백악관 입성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에 앞서 기밀 브리핑을 받지 못한다면 국가안보 전략 수립과 최신 정세 파악 등에 있어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
존 코닌 공화당 상원의원은 로이터에 “위험한 제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도기 일부라 생각한다. 바이든 승리로 끝나게 된다면, 그들(차기 행정부가) 성공적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코닌 의원은 바이든이 이겼다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반면, 바이든의 기밀 브리핑 참석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공화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의원은 “바이든은 지금 대통령이 아니다. 바이든이 내년 1월 20일에 대통령에 취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트럼프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 일부 관계자와 전직 행정부 관리 150명은 미국 행정부의 연속성을 위해 기밀 브리핑이 필수라고 말한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 인수위와 접촉을 거부한 것에 비판했다.
슈머 의원은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한 선거에 대한 허튼소리를 그만두고 시급한 현안에 집중해 코로나19 보건 위기와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이 나라에 안도감을 줘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보통 승리가 확정된 뒤 취임 전까지 미국의 외교 안보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 정보당국으로부터 매일 기밀 브리핑을 받는다. 다만 이는 연방총무처가 공식적으로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승리를 승인해줘야 가능하다.
연방총무처는 한국의 조달청 격으로 당선인이 결정되면 당선인의 인수위원회에 사무 공간과 인력, 자금을 제공하는데 바이든 인수위 측은 지금까지 정부 이메일 주소조차도 받지 못하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인수위는 총무처가 협조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관계자는 “법적 조치의 가능성이 확실히 높지만 다른 선택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인계 작업이 늦어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0년에도 총무처는 앨 고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조지 W. 부시 당시 공화당 후보와 플로리다 개표 결과를 두고 공방을 벌인 5주 동안 인수인계 절차를 시작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