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백스, 자금부족·공급유통문제·복잡한 계약으로 어려움 겪어
계획상으론 2021년까지 20억 인구에 백신 공급
코백스 실패하면 2024년까지 백신 공급 차질 생겨
세계백신면역연합, 문제 해결을 위해 시티그룹 고용
◆…세계보건기구 (사진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개발도상국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려는 계획이 '매우 높은' 실패 위험에 처해 있으며 2024년까지 접종이 힘들 수 있다고 로이터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의 코백스(COVAX) 프로그램은 전 세계 개발도상국과 신흥공업국 사람들에게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는 세계적 계획이다. 주로 아프리카, 아시아, 남아메리카 등 91개 나라에 사는 취약계층 20%를 보호하기 위해 2021년 말까지 백신 20억 개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이터가 확보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내부문서에 따르면, 코백스 프로그램이 자금 부족과 공급 유통 문제, 복잡한 계약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부 보고서는 세계백신면역연합 이사회에 “코백스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세계보건기구, 감염병혁신연합과 함께 세계 모든 나라에 공정하게 백신을 충분히 배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고서는 “코백스 계획이 실패하면 2024년까지 가난한 나라에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되지 못할 수 있다.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는 상황에서 계획이 조급하게 수립돼 실패 위험이 높다. 위험 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백신면역연합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미국 대형 금융서비스 회사인 시티그룹(Citi)을 고용했다.
내부문서에 포함된 11월 25일 자 메모에 따르면, 시티그룹은 코백스 프로그램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개별 국가가 코백스를 통해 예약된 백신을 따로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급계약 조항 때문에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시티그룹은 백신 공급과 수요의 잠재적 불일치는 “시장이나 세계은행 같은 다자간 개발은행에 의해 효율적으로 관리되는 상업적 위험이 아니다. 따라서 계약 협상 또는 여러 이해 관계자 사이에 관계를 구축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로이터가 내부문서에 대해 세계백신면역연합에 질문을 하자, 대변인은 “세계백신면역연합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로 확산한다. 이렇게 거대하고 복잡한 사업에 내재한 위험을 평가하지 않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과 수단을 수립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고 답했다.
코백스 계획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백신보다 값싼 백신을 기준으로 세워졌다.
내부문서에 따르면, 코백스는 지금까지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벡스, 사노피와 백신 4억 회분에 대해 구속력 없는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수억 회 분량을 더 주문할 수 있는 선택 조항을 가지고 있다.
백신 가격은 코백스의 재정상황에 적합한 회당 5.2달러(6천 원)로 설정됐다. 화이자의 백신은 회당 18~20달러 수준(약 2만 원)이며 초저온 유통망도 확보해야 한다.
15일 세계보건기구의 고위 관계자는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가난한 나라에 더 낮은 가격으로 조기 공급하기 위해 해당 제약사들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코백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금까지 확보된 21억 달러(2조 3천억 원) 이외에 49억 달러(5조 3천억 원)가 더 필요하다고 한다. 내부문서에 따르면, 백신 가격이 예상보다 더 높게 책정되면 코백스 계획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
지금까지 유럽연합 국가들이 코백스의 주요 기부국이며 미국과 중국은 어떤 재정적 약속도 하지 않았다.
세계은행 같은 다자개발은행들은 가난한 나라들이 코백스를 통해 백신을 살 수 있도록 값싼 대출을 제공하며 기부자들이 백신 비용을 부담할 경우 15억 달러(1조 6천억 원) 상당의 백신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