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강경친문들의 검찰-법원 싸잡아 비난에 제동...민심이반 경계
'검찰총장-판결판사 탄핵 등 당내 의견들 너무 어지럽고 무질서해"
"검찰개혁, 국회와 민주당의 시간...중요한 건 '백신과 민생"
이낙연 대표 향해선 "대권후보로서가 아니라 당대표로서 리더십 발휘"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은 26일 법원의 윤석열 검찰총장 복귀 판결에 반발, 당내 친문 의원들이 윤 총장과 판결판사 탄핵 주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대변인 시절 브리핑하는 박 위원장 (조세일보 자료사진)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은 26일 법원의 윤석열 검찰총장 복귀 판결에 반발, 당내 친문 의원들이 윤 총장과 판결판사 탄핵 주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필요한 것은 '냉정한 질서'이고 보다 중요한 것은 '백신과 민생 집중'이라고 주장했다.
박수현 홍보소통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냉정한 질서, 이제 민주당과 이낙연의 시간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대통령이 사과하셨다. 간결하고 포괄적인 말씀이지만 잘 하신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사안에 대해 구체적인 추가 말씀이 있으면 좋겠으나, 이 사안만 가지고 하시는 것보다 새해 국정운영 메시지에서 2020년을 돌아보고 국민께 감사를 드리는 부분에서 정리하시는 게 좋겠다"며 더 이상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제 가슴에도 비분강개한 마음, 국민과 대통령께 송구한 마음이 가득해 성탄절의 축복마저 들어설 자리는 없지만 이제 민주당은 '냉정한 질서'를 찾아야 한다"며 "검찰개혁도 결국 민심 없이는 '울리는 징'과 같을 뿐이다. 역사는 개혁실패의 원인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분명한 교훈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민심 이반을 재차 경계했다.
그는 나아가 "비록 제 개인의 결론이지만, '냉정한 질서'가 답이다. 백점짜리 답만 답이 아니라 어떤 답은 더 나은 답에 이르는 과정일 수도 있다"며 "검찰총장 탄핵, 판결판사 탄핵, 공수처로 공격 등등 당내 의견들이 너무 어지럽고 무질서하다"고 강경 의원들에 '냉정'을 찾아 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특히 "여론조사를 분석해보면, 국민은 검찰개혁과 윤석열 이슈를 동일시하지 않으신다"며 "검찰개혁에는 훨씬 많은 국민이 동의하시나, 윤석열 이슈는 더 많은 국민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신다"고 민심을 잘 살펴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검찰개혁과 윤석열 이슈를 동일시 했지만, 윤석열 징계가 왜 검찰개혁인지를 국민께 설명드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라며 "검찰개혁! 이제 입법과 국회와 민주당의 시간이다"고 냉철한 대응을 촉구했다.
아울러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를 제도화하고,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불안도 해소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백신'과 '민생'이다. 말이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당과 보수언론의 무차별 공격을 민주당이 아무리 정치공세나 가짜뉴스라고 해봐야 아무 소용없"며 "국민께서 직접 '정치공세이고 가짜뉴스'라고 할 수 있도록 국민만 믿고 그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낙연 대표를 향해 "검찰개혁! 이제 법무부의 시간에서 '민주당의 시간'으로, 추미애의 시간에서 '이낙연의 시간'으로 바뀌었다"며 "이낙연 대표는 이 과업의 완수를 유력 대권후보의 위치를 굳히려는 차원이 아니라, 현재의 당 대표에게 주어진 당연하고도 기본적인 책임이라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 그래야 실수가 없고 질서가 있으며 실패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 26일자 페이스북 글 (갈무리)
민주당 홍보소통위원장인 박 전 의원이 이처럼 당내 강경 친문들의 검찰과 법원을 싸잡아 비난하는 데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은 민심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법원의 연이은 검찰에 유리한 판결이 나온데 대해 여론은 청와대는 물론 집권여당에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문 대통령 후반기 국정운영은 물론 집권여당의 향후 정책 운영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조기 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 홍보소통위원장의 글에 대해 네티즌들의 반응은 긍정과 부정이 현재 팽팽히 맞서고 있다.
네티즌 A씨는 "정치는 타이밍인데 지금 국회서 탄핵을 추진한다면 또다시 나라는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며 "국회마저 사법부를 정치의 장으로 들여온다면 대통령님 말씀대로 삼권분립 훼손이다. 공수처 출범이나 민생에 더욱 박차를 가할 때인 것 같다"고 적었다.
네티즌 B씨는 "그나마 정신이 제대로 된 분인 것 같아 다행이다! 당신같은 분들이 나서서 외쳐야한다"며 "지금 친문들의 심정 이해는 가지만, 그들로 인해 김대중 노무현 정신이 깃든 민주당마저 무너져서는 안된다. 대깨문(文)이 아니라, 대깨민(民)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 C씨는 "이럴 때 일수록 말을 아끼며 편가르기 멈추고 돌아보면서 국민 앞에 겸손해야 한다"면서 "모든 일들은 국민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교만해서는 안된다. 국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네티즌 D씨는 "저도 판사 뒷조사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정부의 협잡에는 1도 동조할 마음이 없다"며 "판사 뒷조사는 판사 뒷조사고, 윤석열 징계는 윤석열 징계니까요. 전자를 이용해서 후자를 달성하겠다는 사악한 의도가 보이는데, 국민들이 바보인줄 아세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정부는 민생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지금 이 정부가 관심 있는 것은, 박근혜 탄핵으로 야당이 망가진 지금 유일하게 정권재창출의 위협이 될 수 있는 윤석열을 제거하는 것에만 있죠"라며 "기대하지도 않지만, 지금이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어떻게 하면 진짜 검찰개혁을 할 수 있는지 제대로 고민하셨음 좋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