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당장 서둘러야 하는 디지털 전환, 조직의 명운 달려"
미래에셋대우 "디지털 전환 속도 높여 미래의 경쟁력 확보해야"
◆…여의도 금융가 [사진=연합뉴스]
은행과 증권사들이 2021년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을 한 목소리로 강조하고 나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발표한 신축년 신년사에서 빠짐없이 등장한 키워드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전환은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솔루션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플랫폼으로 구축·활용해 기존 전통적인 운영 방식과 서비스 등을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 실현을 위한 필수 요소로 여겨진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은행, 증권 등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에 가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은행권은 디지털 전환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신한은행은 디지털 전환에 조직의 명운이 달렸다고 강조했고 국민은행은 디지털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는데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퍼스트를, NH농협은행은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 도약을 내세웠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지금 당장 서둘러야 하는 것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며 “성공 여부에 조직의 명운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진 행장은 “전방위적 DT를 추진하기 위해 은행장 직속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했다”며 “데이터와 AI 역량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고, 인재 영입의 문턱을 더 낮추겠다”고 덧붙였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우리의 새로운 지향점인 'Beyond Bank, Toward Platform' 처럼 전통은행의 틀을 과감히 깨고 디지털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길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행장은 “플랫폼 조직의 강점을 살려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 즉 고객과 시장에 대응하는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나감과 동시에 기존 디지털 플레이어보다 혁신적이고, 매력적이고 더 편리한 고객경험을 목표로 전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은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으로 만들겠다”며 디지털 금융 혁신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권 행장은 “앞으로 데이터 기반 마케팅 강화와 빅테크 제휴, 디지털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과 함께 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2021년 우리은행이 나아갈 방향을 'Digital First, Digital Initiative'로 정하고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미래 디지털 금융시장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권 행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단순히 기술적인 개념에 국한되거나 본부의 특정 디지털 담당 그룹만의 일도 아니다”며 “기존 상품과 서비스, 프로세스는 물론이고 은행의 모든 업무의 핵심 경쟁력을 디지털화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한 해는 은행의 비대면 핵심 채널인 우리WON뱅킹이 금융권 대표 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역량을 아끼지 않겠다”며 “영업현장의 디지털화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도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과 혁신의 중요성을 올해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를 '디지털 미래에셋'의 원년으로 삼아야 된다고 의지를 밝혔다. NH투자증권은 디지털 전환은 모든 산업의 양태와 경쟁 기반을 바꾸어 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KB증권은 디지털 기술 활용을 통한 Biz 경쟁력과 효율성 제고를 한국투자증권은 디지털 혁신의 일상화를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은 “2021년을 '디지털 미래에셋'의 원년으로 삼아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자”며 “디지털금융이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의 기술을 통해 일상 속 모든 분야로 확대돼 디지털 생태계의 핵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자산을 키우고 디지털 전환의 속도를 높여 미래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무늬만 혁신인 디지털 립스틱을 피하려면, 인력, 프로세스, 문화 등 조직 전체의 체질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모든 산업의 양태와 경쟁 기반을 바꾸어 놓고 있는데 금융투자업 또한 예외가 아니다”며 “서비스는 보편적 디지털 서비스와 하이엔드 서비스로 양극화되고 있고 이는 자산관리 뿐만 아니라 금융투자서비스의 모든 영역에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 서비스의 디지털화에 적극 나서는 한편 인적 자문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하이엔드 서비스에서 차별적 포지셔닝을 강화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는 “'디지털 기술 활용을 통한 Biz 경쟁력과 효율성 제고'를 실효성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디지털 기술은 고객의 금융 니즈를 더욱 심도 있게 분석하고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경쟁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디지털혁신본부와 M-able Land Tribe는 전략적 연계와 긴밀한 협조를 통한 업무의 효율적 추진, 비대면 고객 확보 및 프라임 서비스 모델의 성공적 안착, ODS영업 시스템의 도입을 통한 자산관리 영업의 효과적 지원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금융시장의 화두는 '핀테크'를 넘어 '테크핀'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대형 테크 기업이 금융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고 중소 테크 업체들도 빠르게 성장하며 금융시장의 경쟁은 심화되고 있고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는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내가 하는 일의 절차, 내가 만나는 고객, 내가 만드는 자료 등 우리의 일상 안에 디지털 혁신의 길이 있다”며 “누구든 언제든 어디서든 디지털 혁신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이를 현실화하는 것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즉 디지털 혁신의 일상화를 실천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