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입법부 의무 수행" vs 野 "중우정치 민낯 봐...길들이기 탄핵"
국회, 임성근 판사 탄핵안 찬성 179표, 반대 102표로 가결
◆…박병석 국회의장이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법관 탄핵소추안'을 상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연한 입법부의 의무 수행' 입장을, 야당인 국민의힘은 '사법부 길들이기'라는 상반된 목소리를 내놓았다.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탄핵 결정후 논평을 내고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 임성근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통과는 삼권분립에 따라 사법부의 잘못을 견제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입법부의 의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반색했다.
그러면서 "오늘 임 판사의 변호인이 공개한 녹취록 역시 이번 사건의 본질을 가릴 수는 없다"며 "임 판사는 향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헌법위반 행위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중우정치(衆愚政治)의 민낯을 보았다"며 "오늘 법관 탄핵은 아무런 실익도 없고, 명분마저 희미한 오로지 본보기식 길들이기 탄핵"이라고 비난했다.
중우정치(衆愚政治)란 대중정치(大衆政治)를 반대하는 보수진영에서 주로 인용하는 말로 선동과 군중 심리로 인해 다수가 비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플라톤은 저서 '국가론'에서 이를 폭민정치(mobocracy)로,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빈민정치(ochlocracy)로 칭하기도 했다.
배 대변인은 이어 "민주당과 2중대들은 이 법 절차까지 다수의 힘으로 무력화하며 무리하게 탄핵을 했다"면서 "누구를 위한 법관 탄핵인가. 바로 정권을 위한 탄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제 역사가, 국민이, 민주당을 탄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국회는 이날 오후2시 본회의를 열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에 연루된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탄핵안 표결은 총 투표수 288표 중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로 가결됐다.
민주당 등 범여권 정당이 주도한 이번 탄핵소추안에는 의원 161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이제 최종 결정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헌재는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 동의로 탄핵을 최종 결정한다. 헌재가 탄핵심판 사유를 인정하면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하며, 파면된 사람은 선고일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으면 공무원을 할 수 없다.
임 부장판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그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겨져 있는 상태다. 임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보도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 신문기자 재판에서 판결문 수정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임 부장판사는 탄핵안이 발의되자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을 통해 "1심 판결 일부 문구만을 근거로 탄핵소추의 굴레를 씌우려 하는 것은 전체 법관을 위축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의심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