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개입' 의혹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심판, 26일 첫 기일
주심, 민변 출신 이석태 재판관…주요 쟁점 선별 전망
'헌법 103조 위반' 여부 핵심 쟁점, 치열한 공방 예상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오른쪽)과 이탄희 의원이 지난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별관에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소추 의결서 정본을 제출하기 위해 민원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 첫 기일이 이번주 열린다.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판사에 대한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것인 만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헌법재판소는 26일 오후2시 헌재 소심판정에서 임 부장판사의 탄핵심판 첫 변론준비절차기일을 진행한다. 변론준비절차기일은 향후 탄핵심판의 주요 쟁점을 논의해 선별하는 절차다.
헌재는 지난 4일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뒤 전원재판부 심리에 착수했다. 탄핵심판 주심에는 이석태 헌법재판관이, 수명재판관은 이석태·이영진·이미선 재판관이 지정됐다. 수명재판관은 준비절차를 주재하면서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는 역할을 한다.
법관 탄핵심판이 헌정 최초의 사건인 만큼 이날 준비절차기일에서는 쟁점에 대해 국회 측과 임 부장판사 측이 법리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제출한 국회 소추위원들의 대리인으로는 양홍석·신미용·이명웅 변호사 등 3명이 선임됐고, 임 부장판사 측은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과 김현 전 대한변호사협회장, 윤근수 변호사, 강찬우 변호사 등이 대리한다.
이번 탄핵심판은 임 부장판사가 헌법 103조를 위반했는지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헌법 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정하고 있다.
특히 임 부장판사의 '재판 개입' 의혹에 대해 '위헌'이라고 본 1심 재판부의 판단에 대해 헌재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임 부장판사의 직권남용 사건을 담당한 1심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의 행위가 헌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26일 오후2시 헌재 소심판정에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심판 변론준비절차기일을 연다. (사진=연합뉴스)
임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부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당시 임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보도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 신문 기자 재판에서 판결문 수정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국회는 이같은 임 부장판사의 혐의가 탄핵소추 사유가 된다며 지난 4일 본회의를 열어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탄핵안 표결은 총 투표수 288표 중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로 가결됐다.
탄핵심판에서 국회 측은 임 부장판사가 재판개입을 통해 헌법에서 규정한 국민주권주의, 적법절차원칙, 법관의 독립 조항, 형사소송법상 재판의 불가변경력 등을 위배했다는 주장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임 부장판사 측은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달라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 부장판사가 지난해 연임 신청을 하지 않아 오는 28일 퇴임하는 점도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탄핵심판 도중 법관의 임기가 만료될 경우 '각하' 결정을 해야 하는지도 재판부에서 심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헌재는 탄핵심판을 진행한 뒤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 동의로 탄핵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헌재가 탄핵심판 사유를 인정하면 피청구인을 해당 공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을 선고하며, 파면된 사람은 선고일로부터 5년이 지나지 않으면 공무원을 할 수 없다.
임 부장판사는 탄핵안이 발의되자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을 통해 "1심 판결 일부 문구만을 근거로 탄핵소추의 굴레를 씌우려 하는 것은 전체 법관을 위축시키려는 불순한 의도를 의심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