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장 “미국 제안 목적달성 위해 논의할 준비 돼 있다…EU, 미국·영국과 대조적으로 2억 회분 수출해”
프랑스 “면제권보다 생산능력과 원료 부족이 문제…미국 한차례도 수출하지 않으며 특허 해제 거론해” 비난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사진 로이터>
미국이 코로나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이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으며 유럽국가들도 잇따라 이를 지지하고 나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대학 연설에서 “EU는 이 위기를 효과적이고 실용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어떤 제안도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그러므로 우리는 미국의 제안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EU가 단기적으로 모든 백신 생산국들에 수출을 허용할 것이며 공급망을 교란하는 조치를 피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EU 회원국들도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날 이탈리아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유럽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용기를 내야 한다며 이탈리아가 지식재산권 면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매우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도 지식재산권 면제 문제 있어 미국의 입장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도 미국의 발표를 환영한다며 면제를 지지한다는 태도를 밝혔으며 영국은 아직 이 문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이 미국, 영국의 제한적인 백신 공유와는 대조적으로 전 세계에 2억 회분 이상의 백신을 수출하면서 역내 백신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프랑스의 한 고위 관계자도 “다른 나라에 한 차례도 수출하지 않으면서 특허 해제를 거론하고 있는 것이 미국”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문제는 지식재산권 면제가 아닌 생산능력과 원료 부족이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을 면제하자는 안건이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인도가 주도하고 100여 개 국가의 지지를 받아 세계무역기구(WTO)에서 논의된 바 있으나 미국과 영국 EU는 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이들 국가와 제약회사는 지식재산권이 면제돼도 생산능력이 따라주지 못해 문제가 당장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향후 백신 연구개발에 대한 동기가 약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전날 5일(현지시간) 미 백악관과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에 대해 지지한다고 밝혔으며 미 무역대표부(USTR) 또한, 성명을 통해 같은 입장을 확인했다.
다만, 타이 대표는 이와 관련한 협상과 WTO 규정에 따른 보호를 포기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세계 7억 회분의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저소득 국가에서 접종된 백신의 비중은 0.2%에 불과했다.
<제공 :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