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수면·쓰레기매립지의 주거환경은 상폐(傷肺)의 원인
해안·수변지역의 공유수면매립지나 도시지역의 쓰레기매립지 등에 성토를 한 후 일정한 기간이 지나고 나면 택지를 조성하여 공동주택 단지를 조성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런데 이런 주거환경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원인 불명의 호흡기질환이나 신경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졌다.
최근 쓰레기매립지의 공해문제는 자칫 거기에 버려지고 매립된 쓰레기의 질에 관한 문제에만 국한되기 쉬운 면이 있다. 실제로는 쓰레기매립지라는 인공적인 작위성의 성토작업에 문제가 있음을 무시하는 일이 재검토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쓰레기매립이라는 행위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없고 다만 버려진 생활쓰레기가 어떤 것인가에만 집착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
1960년대와 1970년대 초까지에 서울시에서 사용한 소형쓰레기매립지에는 잠실쓰레기매립지·장안동쓰레기매립지·상계동쓰레기매립지·구의동쓰레기매립지 등이 있었다. 이와 함께 동시에 서울시에서는 1967년부터 홍수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던 저지대 상습 범람지역들을 해결하면서 동시에 택지조성을 목적으로 공유수면매립공사를 진행해 그곳들에 대형 매립공사와 택지조성사업을 함께 진행했던 역사가 있다.
그 뒤를 따라서 부촌을 이루었던 곳이 바로 압구정지구나 반포지구도 저지대를 매립한 성격이 유사한 지역들이라고 판단하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어서 진행된 공유수면매립공사가 바로 압구정(동)지구인데 후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었다.
압구정(동)지구의 공유수면매립공사에는 한강 복판에 있던 저자도(楮子島)의 모래를 퍼 다가 매립하여 만들어진 도시공간이다. 지금은 한강에서 사라져 보이지 않는 섬이지만 저자도는 종이를 만드는 닥나무가 많이 자라서 유래된 금호동과 옥수동 남쪽 한강에 있었던 모래섬으로 조선초기부터 원래 왕실소유의 토지였던 곳이다.
이렇게 상기 지역들은 쓰레기매립 후나 공유수면매립 후에 모두다 시민들이 생활할 주거공간인 대규모택지를 조성해서 아파트단지로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이게 바로 서울시행정의 주요 도시개발사업의 시초다.
서울시에서 제1호 공유수면매립공사는 동부이촌(동)지구인데 후에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조성되었다. 지금은 서울에서 부촌(富村)으로 그 이름과 명성이 자자하지만, 옛날에 이촌(移村)은 비만 오면 물이차서 주민들이 다른 마을로 이동해 갔다고 해서 붙여진 지역의 이름이 바로 이촌(동)이다.
쓰레기매립지나 일반 공유수면매립지는 근본적으로 여물지 않는 지반이라는 입지상의 특성을 가진다. 본래부터 늪지였든지 하천부지였다면 더욱 그런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이 나지는 않으나 지형 상으로 낮은 저지대의 지역이므로 이를 메우고 매립해서 조성하는 매립지인 경우는 그래도 경제성을 감안한 성토(盛土)라는 명분에도 합당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늪지를 메우거나 하천의 하상이었던 곳을 건축쓰레기·생활쓰레기 또는 기타 성분이 불분명한 물질로 매립하면 자꾸만 아래로 땅이 꺼져 들어가는 지반침하가 생길 것은 명약관하한 일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양대 뒷벌에 있는 신시가지를 비롯하여 웬만한 개발지역은 거의 모두가 매립방식으로 저지대를 메우고 성토한 까닭에 지반이 물러서 어쩌면 벽에 금이 가고 약간 씩 기우는 현상이 생긴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말하자면 원형토질을 엄격히 조사하여 타당한지의 여부를 검토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매립했기 때문이다.
비를 맞고 바람에 풍화되어 자연스럽게 다져지는데 소요되는 기간은 일반적인 경우에 약 1년에서 2년은 잡아야 한다. 그러나 미쳐 지반이 다져지지 않은 땅위에다가 집이나 아파트를 잔뜩 건축함으로써 지하에서 발생하는 부유분진과 메탄이나 유해성 질산 가스 등의 영향을 받아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 설사 그런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해도 전혀 이질적인 토사의 상호 융합은 우리가 알 수 없는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원인불명의 장애요인이 될 수도 있다.
그뿐 아니라, 타 지역의 토사를 사용하여 덧 씌워진 지역이기에 본시 그 지역에 흐르고 있던 지기(地氣)의 혼란을 초래하고, 지기가 안정되기 까지는 카오스상태가 이어지므로 체질적으로 약한 육신을 가진 사람은 반드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는 마치 멀쩡한 살 위에 반창고를 붙였을 때에 살이 부어오르는 것과 다름이 없는 지기(地氣)의 부작용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이미 서울의 개발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생태계의 혼동을 초래함으로서 생기는 각종 해충의 번창이 피부질환을 일으킨 사례도 여의도 등지에서 발견되고 있다.
특히 지기(地氣)의 부작용이 일어나는 이런 주거환경에서 오랫동안 거주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원인 불명의 호흡기질환이나 폐(傷)를 상하게 하는 상폐(傷肺)의 원인이 됨은 물론 신경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지고 있어 경계해야할 일이 아닐까?
노병한 한국미래예측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