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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우의 상속이야기]

신의 한 수, 카이사르의 유언장(下)

조세일보 | 정찬우 세무사 2021.05.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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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사르가 유언장에서 옥타비우스를 후계자로 지명한 점은 로마사의 백미로 꼽힌다. 카이사르가 로마를 세계적 국가로 도약시켰다면 옥타비우스는 그의 후계자로서 로마를 지속가능한 국가로 가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아우구스투스의 영묘, 사진=연합뉴스)

카이사르는 자신이 지명한 상속인이 후계자가 되어 로마를 부흥시키기를 바랐다. 가장 유능한 사람이 집정관이 되어 로마를 다스리게 해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던 것이다.

카이사르는 원로원 의원들의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한사코 왕이 되기를 거부했다. 로마는 민주공화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반대파는 찍어 내야 하는 존재가 아니며 포용해야 민주정치가 건전하게 성장한다고 말했다.

경쟁자는 자신을 밝게 비추는 등불같은 존재로 보았다. 등불이 많을수록 주변이 더욱 밝아진다. 그는 자신을 영웅으로 받드는 거대한 민심을 등에 업고도 반대파를 내치지 않고 끝까지 포용했다. 경쟁자를 미워하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복수에 연연해서는 결코 큰 일을 도모할 수 없다 했다.

만약 카이사르가 후계자(상속인)로 안토니우스를 지명했더라면?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한치만 낮았으면 역사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말만큼 허구적인 가정이지만…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의 상속재산을 노리고 암살을 암묵적으로 동의한바 있다. 권력을 위한 권력을 탐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후계자가 되었다면 아마도 로마는 큰 혼란에 빠져 위태로워지지 않았을까?

로마 공화정시대에는 유언장을 베스타 신전에 보관하였으며 베스타 여사제(신녀)들이 관리하였다.

당시 모든 로마인들이 유언장을 작성할 수 있었으며 대략 200만명분의 유언장이 보관되어 있었다.

유언장은 작성자 혹은 유언집행인이 요청할 경우 늦어도 한 시간 이내에 보관된 곳을 확인하여 제공될 수 있도록 철저하고 엄격히 관리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법률상 유효한 유언장의 형식에 관한 사항을 두고 있지만 그 보관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유언의 방법 중 유언장을 공증하는 방식이 있을 뿐이다.

유언공증은 공증법인을 통하여 진행되며 가족관계증명서 등 다양한 입증서류가 필요하다.

대개 유언공증은 상속재산의 처분이나 분배방법 등을 지정해 둔다. 하지만 유언공증을 해 두었다 하여 유류분 반환청구를 막을 수는 없다.

유언신탁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유언신탁이란 금융회사들이 유언자의 뜻에 따라 유언장을 작성하고 보관한다. 유언자가 사망하면 금융회사가 유언의 집행을 대신해 준다.

유언장의 진위여부에 관한 분쟁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보관방식을 법률로 규정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참고로 일본은 지난 해 7월부터 법무성에서 일정 수수료를 받고 유언장을 대리로 보관해주는 서비스가 도입된 바 있다.

로마인처럼 유언장은 가능한 정신이 명료한 시기에 작성하는 것이 좋다. 판단력이 흐려지는 시기에 작성된 유언장은 상속인 간에 분쟁의 빌미를 제공할 여지가 크다.

이러한 관점에서 왕정시대부터 유언장 체계를 구비하여 상속분쟁에 대비한 로마인들의 지혜가 새삼 돋보인다.

삼일세무법인
정찬우 대표이사

[약력]성균관대원 법학박사, (전)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저술]사례와 함께 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 해설, 통일세 도입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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