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일정 내내 같은 장소에 있었지만 '약식회담'도 없어
文대통령, 스가 日총리와 만나 '반갑다' 짧은 대화만
참석 정상 사진 촬영도 멀찍이...세션 자리도 거리 둬
◆…멀찍이 자리한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12일(현지시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 두 번째가 문 대통령, 두 번째 중 맨 왼쪽이 스가 총리［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스가 총리와의 첫 대면은 한일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지만, 회담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종료 후 오스트리아로 향하는 기내에서 SNS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G7 정상회의는 이날 오후 막을 내렸다. 문 대통령의 이번 G7 정상회의 참석을 놓고 일각에서는 한일 정상 간 대면 회담을 통해 경색된 관계를 반전시킬 발판이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나왔다. 지난 2019년 12월 이후 정상 간 만남이 없고, 민감한 현안 처리를 위해선 그 어느 때보다 대면회담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일 동맹을 강조하고 있는 데다, 일본으로서는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가 지상과제인 만큼 문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렸다.
청와대도 지난 9일 G7 정상회의 기간 한일 정상간 회동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확인해 드릴 사항이 없다. 다만 일본측과의 대화에 항상 열려있다는 입장"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미국이 추진 중인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추진되는 일정이 없다"며 "다만 우리 정부는 한반도 문제, 지역 글로벌 현안 대응 등에 있어서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고, 3국간 다양한 소통과 협력에 열려있는 입장"이라고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지만 깜짝 회담 성사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총리를 향해 양국 간 과거사 문제와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분리해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어가자고 수 차례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특히 두 정상간 첫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하자, 스가 총리는 "매우 중요한 이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영국 콘월에 위치한 카비스 베이 호텔에서 2박 3일간 G7 정상회의 일정을 함께한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는 몇 차례 짧은 만남과 인사를 하는 데 그쳤다.
두 정상은 전날 확대회의 1세션이 개최되기 전에 처음으로 조우해 반갑다는 인사를 나눴고, 이어진 만찬에서 1분 정도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차례 모두 문 대통령이 다가가 성사됐다. 두 정상은 확대회의, 기념촬영 등 여러 차례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거리를 두고 자리했다.
문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마지막까지 한일 정상회담이 열리기를 기대했지만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일본군 강제징용·위안부 문제로 경색국면이 길어지고 있는 한일 관계는 최대 우방인 미국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더욱 골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