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낙태제한법 “임신 6주부터 어떤 경우에도 낙태 불가”…사실상 낙태 금지
대법원 5대4로 해당 법 유효 결정…보수, 궁극적으로 낙태권 보호법 번복 희망
바이든 “범정부적 대응 지시”…하원 “이달 말 낙태보장법안 상정할 것”
보수와 진보 가르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내년 말 중간선거까지 영향 줄 듯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사진 로이터>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수성향이 주를 이루고 있는 미 텍사스주는 전날 1일(현지시간)부터 임신 6주가 지나면 성폭행 및 근친상간 등을 포함한 어떤 경우에도 낙태할 수 없도록 하는 낙태제한법을 시행했다.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된다는 이유로 낙태 금지 시기를 기존의 20주에서 6주로 앞당긴다는 것이 이 법의 골자다. 낙태권리단체들은 낙태의 85~90%가 임신 6주 이후에 이루어지는 만큼 사실상, 이 법이 낙태를 금지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보수 6명과 진보 3명으로 이루어진 대법원이 텍사스 법에 대해 5대 4로 유효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보수성향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3명의 진보성향 판사와 텍사스 법에 대한 반대의 입장을 보였다.
이에 민주당 소속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대법원의 결정은 여성의 헌법적 권리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며 “앞으로 수백만이 여성들이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원회와 백악관 법률고문실에 범정부적 대응을 지시했다”며 1973년 ‘로 앤 웨이드’ 판결에 담긴 낙태권 보호를 위해 보건복지부와 법무부 등 연방기관들에게도 조치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또한 이날 텍사스의 낙태제한법을 맹비난하며 이달 말 의회에서 낙태권 보장 법안을 상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들의 목적은 로 앤 웨이드법을 파괴하는 것이며 강간과 근친상간에 예외를 두는 것조차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을 통과해도 민주당과 공화당이 동일 의석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을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수론자들은 궁극적으로 낙태권을 보호하고 있는 ‘로 앤 웨이드’판결을 뒤집기를 희망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세 명의 보수성향 판사를 임명함에 따라 현재 대법원은 보수성향으로 기울어져 있다.
대통령 선거 후보가 관련한 공약을 내세울 정도로 낙태권이 미국에서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뜨거운 사안인 만큼 이번 텍사스의 낙태제한법은 여성 인권의 후퇴라는 점에서 큰 비난을 얻고 있으며 내년 말에 있을 중간선거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와 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과반수의 미국인은 낙태가 미국에서 합법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응답자의 53%는 어떤 경우에도 낙태가 합법이야 한다고 답했고 36%는 어떤 경우에도 허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