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대 게임사, 매출 감소에도 연구개발비 투자 늘려
게임업체들이 연구개발비 투자를 꾸준히 늘려가는 가운데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 3개 업체는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2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펄어비스는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 비중이 3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넷마블은 22%, 엔씨소프트는 21%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7대 게임사의 상반기 합산 연구개발비는 7527억원으로 전년 5807억원에 비해 2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전체 매출이 5.8%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 수익을 위해 대규모 업데이트, 신작 개발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의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2544억원으로 전년 2409억원에 비해 5.6% 증가하며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매출이 약 700억원 감소했음에도 연구개발비용을 100억원 이상 늘려 선두를 유지했다.
넷마블의 상반기 연구개발 실적은 ‘주요 모바일게임 개발’ 1건(제2의나라), ‘중국권역 서비스를 위한 모바일게임 플랫폼’ 1건으로 분류됐다. 지난 8월 25일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글로벌 출시한 넷마블은 올해 하반기 세븐나이츠2,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2022년 1분기에는 제2의나라 글로벌 출시도 예정돼 있다.
엔씨소프트는 상반기 연구개발비로 전년동기 대비 1.0% 줄어든 2253억원을 투입해 7대 게임사 중 유일한 감소세를 보였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연구개발비가 20억원 정도 줄었으나 매출 대비 비중으로 따졌을 때는 3%p 늘었다"며 "수익 대비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상반기 연구개발 실적은 리니지 1건, 리니지2 32건, 아이온 4건, 블레이드앤소울 1건으로 확인됐다. 최근 블레이드앤소울2를 선보인 엔씨소프트는 올해 말 출시 예정인 ‘리니지W’ 흥행을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상반기 연구개발비 131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7위에서 3위로 도약했다. 이 회사는 기존에 포함하지 않던 연구개발조직의 인건비를 연구개발비용으로 산정하는 등 회계방식을 변경한 결과 전년동기 대비 1580%의 증가율을 보였다.
크래프톤은 상반기 ‘게임 시스템의 플랫폼 이식 패턴 연구’, ‘효율적인 메모리 사용을 위한 Memory Allocator의 구현’ 등 2건의 연구개발 실적을 보였다. 이 회사는 하반기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상반기 매출 1894억원 중 3분의 1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연구개발비 부문 4위에 올랐다. 펄어비스의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629억원으로 전년 468억원 대비 34.4% 증가했다.
펄어비스의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신규 기재된 연구개발실적은 전무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공개된 붉은사막, 도깨비 트레일러 영상 등을 통해 펄어비스의 연구개발 결과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5위에 자리한 컴투스는 연구개발비를 전년동기 대비 49.8% 늘렸다. 이 회사의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41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5% 비중을 차지했다.
컴투스는 하반기에 ‘NBA NOW 21’, ‘발키리러쉬’를 출시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더 워킹데드’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48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상반기에 투입해 전년 189억원 대비 31.2% 증가세를 보였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PC·모바일 게임 개발 및 퍼블리셔로서 서버, 클라이언트 환경 구축을 위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게임의 첨단 기술을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게임 외에 신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중”이라고 소개했다.
더블유게임즈는 128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투자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5.3% 늘었으나 전체 매출의 4% 수준에 그치면서 7대 게임사 중 가장 낮은 연구개발비 비중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Flash 게임 최적화’, ‘게임별 관리자시스템 화면 개발’, ‘사용자 UI/호텔로비 도시로비’, ‘사용자 UI/호텔로비 도시로비’ 등 4개의 연구과제를 지난 2012년부터 수행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중 게임규제, 국내 게임시장의 MMORPG 포화, 변함없는 무리한 과금 유도 방식 등에 의해 게임사 매출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며 “이럴 때일수록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신작을 개발하고 플랫폼을 다각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게임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