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호주 12차 회담 한 달 연기…“신뢰할 수 없는 나라와 협상 어려워”
프랑스, 미국과의 협상도 반대했으나 29일, EU-미국 1차 무역기술위원회 출범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 그룹 <사진 로이터>
댄 테한 호주 통상장관은 1일, 프랑스와 잠수함 계약 파기로 인해 갈등이 격화됨에 따라 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오는 10월 12일 예정됐던 EU-호주 12차 무역회담이 한 달 연기됐다.
호주는 지난달 프랑스 방산업체 나발 그룹과 560억 유로(약 77조원) 규모의 잠수함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미국·영국에 3국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AUKUS)’를 통해 핵추진 잠수함 유치를 지원받기로 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오커스 발표 전까지 계약 취소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크게 반발했다. 장 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호주뿐 아니라 미국, 영국을 겨냥해 “뒤통수를 치는 일, 동맹국에 할 짓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이후 프랑스 정부는 미국과 호주 주재 자국 대사들을 소환했으며 이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EU-호주 FTA 협상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클리몽 보너 프랑스 유럽담당 장관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약속을 지키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와 동맹 간 신뢰의 조건”이라며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는 나라와 무역협상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진행하는 것은 생각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EU도 프랑스의 편을 들고 나섰다. EU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옌 집행위원장은 “회원국 중 한 나라가 용납할 수 없는 방식으로 다뤄졌다”며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EU는 29일(현지시간) 바이든 행정부와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미국에도 뒤통수를 맞았다며 불만을 품은 프랑스가 개최를 반대했으나 이날 미국 피츠버그에서 제1차 무역기술위원회가 열렸다.
미국과 EU는 이날 반도체, AI, 6G 등 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확인했으며 대서양 동맹을 강화해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응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