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가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고 진단하며 "10년 내 제로(0)성장 현실화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고 했다.(사진 클립아트코리아)
한국경제연구원은 27일 발표한 '성장률 제고를 위한 전략과 비전'이란 보고서를 통해 "우리경제의 생산, 소비·투자 등 대부분의 거시경제 지표는 암울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은 과거 2010년 6.8%에서 지난해 0.9% 수준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민간소비성장률은 4.0%에서 마이너스(-) 5.0%까지 역성장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치다.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을 담당했던 수출증가율은 13.0%에서 –1.8%로 떨어졌다. 2010년 2.9%였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인 2%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0.5%(지난해 기준)를 기록했고, 청년 실업률은 7.7%에서 9.0%로 뛰었다.
"성장잠재력 제고 위한 노력 없으면, 10년내 0%대 성장절벽 현실화"
보고서에서 분석한 시계열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세 번의 경제위기를 거치며 과거 8.3%에서 최근 2.2% 수준까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특히 2019~2020년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4위 수준이라고도 했다. 잠재성장률 하강속도는 외환·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더욱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나, 서울대 김세직 교수의 '1995년 이후 5년 마다 성장률 1% 하락'이란 암울한 법칙이 현실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향후 10년 내 잠재성장률은 현재 수준보다도 더 낮은 0%대에 진입하게 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이와 같은 결과는 기저효과·수출호조에 따른 경기회복세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이후의 거시경제지표가 어둡게 전망되면서 성장잠재력 자체가 저하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더욱 주목된다.
◆…(자료제공 한국경제연구원)
이에 성장동력을 높이기 위한 총력적 노력이 없다면, 금융위기 이후 잃어버린 10년이 아닌 잃어버린 30년으로 향하게 될 가능성이 점증된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보고서는 잠재성장률 둔화의 주요 원인이 제도적 측면에선 성장전략의 한계, 환경적 측면에선 경직적 노동시장·기술혁신성 둔화라고 지목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은 글로벌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수준의 속도로 하강하고 있다"며 "성장정책의 한계 속에서 생산요소의 양적확대와 모방형 기술진보에 기대왔던 것이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한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경제의 현재 상황에 대해 기저효과·수출호조에 따른 착시효과가 경제현실을 일시적으로 가리고 있지만, 실상은 지속성장과 도태의 갈림길에 선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연구위원은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성장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규제혁파를 통해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이끌어 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유연한 노동시장으로 전환해 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며 "일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실현의 꿈에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성장률 제고는 차기정부의 정책 1순위 과제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