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다음 세대가 남북한 평화통일 꼭 이루길"
유족 "장례는 최대한 검소하게...장지는 파주 통일동산 희망"
유영민 "국가장 치르는 것 가능...다만 절차 필요, 국립묘지 안장은 정무적 판단"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숨졌다. 사진은 1990년 10월 13일 민생치안 확립을 위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노 전 대통령 모습［사진=연합뉴스］
유족 측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사망 전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과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주어진 운명을 겸허하게 그대로 받아들여, 위대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생애에 이루지 못한 남·북한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했다.
유족 측은 고인 장례와 관련, "노 전 대통령이 국법에 따라 장례를 최대한 검소하게 치르길 바랬다"며, 장례 절차와 관련해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장지에 대해선 "고인의 생전 뜻을 받들어 재임 시 조성한 통일동산이 있는 파주에 모시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고인에 대한 국가장과 국립현충원 안장에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고인의 국가장 대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다만 절차가 필요하다"는 전제를 달았다.
유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예우를 박탈당한 것과 관련해선 "국가장 시행을 제한할 수 있는 사유로 '예우 박탈'은 명시돼 있지 않다"며 "앞으로 논의를 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 여부에 대해선 "그 문제는 또 다른 절차가 필요하다"며 "국민들의 수용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할 수 있다. 내부 절차에 따라 논의하겠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에 대해선 반대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음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고인에 대한 국가장과 국립묘지 안장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다만 고인이 재임기간 북방 외교정책의 성공적 수행과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등 남북한 관계 개선, 중국 수교 수립, 유엔 동시 가입 등 업적이 있고, 퇴임 이후 16년에 걸친 추징금 완납, 아들(노재현)을 통해 광주를 찾아 5.18 관련 사과하는 등 지속적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점 등은 전두환씨와 다르다는 평가를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