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풍운아] 집권당 대표 두번, 대선후보까지...잇단 참패

15대~18대까지 4선 의원...청량리 588 집창촌 주상복합 단지로

이중국적 취득 막는 국적법 개정안 발의

제14대 한나라당 대표 당선 후 5개월 만의 사퇴

재정건전화 로드맵과 채무감축 5개년 계획...1조3488억 원의 채무 청산

무상급식비 지원 중단, 진주의료원 폐업 비난받기도

그는 1995년 11월 초 후배 변호사 사무실 반쪽을 얻어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광주지검 시절 수사했던 조직폭력배들이 출소해 가족을 위협했다. '석궁으로 쥐도 새도 모르게 보내버릴 수도 있다'. '애들을 납치한다.' 방어할 공권력이 없음을 느낀 그는 제도권으로 들어가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선악을 구별 짓기만 하는 검사 생활에 익숙한 자신이 선악이 공존하는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친분 있던 기자들도 정치권에 가면 망가진다고 부정적이었다. 결국 그는 1996년 민자당에 입당했다. 보름 뒤 신한국당으로 당명이 바뀐다.

사실 당시 민주당 이기택 총재를 만나 강남 공천을 원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고. 이후 김영삼 대통령 측에서 문민정부에서 큰 사람이 야당에 갈 수 있느냐는 말에 결심을 굳힌다. 당시 이철, 유인태, 노무현, 김홍신 등 민주당 전․현직의원 9명이 집에 들이닥쳐 설득과 질책을 쏟아냈다. 당시 노무현은 "홍검, 그렇게 살면 안 돼요"라고 화를 내며 돌아갔다고 그는 회고했다.
       결국 당시 여당이 지난 12년간 이겨본 적 없는 송파갑 선거구에 출마해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그러나 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 판결을 하루 앞두고 1999년 3월 8일, 의원직을 자진사퇴한다. 선거운동 당시 동협의회 총무에게 2400여만 원의 선거운동비를 주고 사후 허위 지출보고서를 제출한 혐의였다. 항소 및 상고가 기각돼 의원직을 잃게 된 것이다.

2000년 4월 총선에서 대패한 김대중 정권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영수회담을 갖고, 이 총재가 요구한 야당 인사들의 사면·복권을 약속했다. 그해 광복절 특사 때 사면돼 피선거권을 회복한 그는 2001년 서울 동대문구을 선거구 보궐선거에서 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정치권에 복귀하기 이른다.

'DJ정권 심판하는 대한민국 특별검사'라는 선거구호로 선거전에 돌입해 동대문으로 간 지 한 달 만에 압승한다. 김홍걸의 미국 은행 입출금 내역을 공개해 세 달 동안 23만 달러를 인출한 사실을 폭로, 최규선 게이트를 밝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 서울 동대문구을에서 16~18대 국회의원으로 3선을 하는 동안, 청량리 588 집창촌 일대를 균형발전 촉진지구로 지정한 후 폐쇄하고 그 자리에 주상복합 단지를 추진했다.

2005년 사회지도층 도덕성 문제 중 하나였던 병역기피를 막기 위해 발의한 국적법 개정안(일명 '홍준표 법안')은 폭발적 관심을 이끌었다. 원정출산 등으로 이중국적을 갖게 된 이들의 병역의무를 강화한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국민이 낸 세금으로 자식의 병역 면탈에 앞장서는 사람들을 공직에 놔둘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2004년 노무현 탄핵 역풍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서 열세를 보였지만 당시 '모래시계는 멈추지 않는다'는 언론보도처럼 허인회(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를 1.28%의 차이로 앞서며 승기를 거머쥐었다. 이명박 서울시장의 지원에 힘입어 전농동․답십리에 뉴타운 유치를 성공해 ‘동대문 대개벽’을 선언한 결과였다.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당선돼 4선 의원이 된다. 이후 2011년 7월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제14대 한나라당 대표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계파 없이 홀로 뛴 선거에서 기회를 준 대의원 동지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표했다.

하지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이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 그리고 재보궐선거 때 ‘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사건’ 등 파문으로 사퇴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5개월 만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여파로 4개월이 지난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도 낙선의 고배를 든다.

◆ 경상남도지사 시절 도정 명암  
  2012년 11월에는 경상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해 경상남도지사로 당선돼 제35·36대 경남도지사를 역임했다. 홍 후보의 정치 경력은 경남지사에 당선되면서 더욱 견고해졌다.

경남지사로 부임한 3년 6개월 만에 재정건전화 로드맵과 채무감축 5개년 계획을 세워 총 1조3488억 원의 채무를 도의 자산 매각 없이 행정․재정개혁만으로 청산하는 성과를 거둔다.

재정 점검단을 설치해 진주의료원 폐업 등 공기업 구조조정, 세출 구조조정, 국비 확보를 통한 세입 확대 추진, 복지 분야 특별감사, 전시성 사업 자제 등 긴축재정 정책을 편 결과였다.

36대 도지사로 재취임한 이후엔 경남에 진주․사천 항공, 밀양 나노융합, 거제 해양플랜트 등 3개 국가산업단지를 유치했다. 또 초중고 서민 자녀에게 연간 50만 원의 '여민동락카드'를 지급하는 등 서민자녀교육지원 4단계 사업 추진, 수도권 대학에 다니는 도내 출신 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인 기숙사 '남명학사'를 건립해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공공의료 적자로 인한 재정건전화 명목으로 보건복지부의 폐업 재고 요청도 아랑곳하지 않고 진주의료원을 2013년 폐업시켰다. 그는 진주의료원을 '강성 귀족노조 놀이터'로 몰아붙여 시민단체 및 보건의료노조와 충돌을 빚었다. 공공의료 공백을 낳는다는 비판에 대해 도지사 취임 1년을 맞아 트위터에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가듯이 나는 나의 길을 갑니다"라고 적어 구설에 올랐다.

선별적 무상급식 전환도 도교육청과 일부 학부모들의 반발을 불렀다. 경남도 시민단체들이 주민소환을 추진하기도 했다. 이후 그는 "굽은 거 바로 펴고 휘어진 거 바로잡고 이런 식으로 정책을 펴다 보니까 다소간의 충돌도 있었고 잡음도 있었다"고 자평했다.

또 경남도지사 시절 그는 페이스북에 "지금 대한민국은 욕먹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며 "욕먹는 것이 두려워 망설이는 것은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2015년도 시․도지사 직무수행평가 여론조사에서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 대선 패배, 지방선거 대패, 총선 배제...탈당서 복당까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19대 대선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하지만 24.03%의 득표율로 2위를 기록, 문재인 후보에게 패한다. 2017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초대 당대표로 선출된 홍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으로 무너진 당을 재정비했다. 2018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촛불집회 이후 당선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방선거에 반영됐고, 그해 4월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돼 지지율 급상승을 견인했다. 2018년 지방선거 결과는 여당의 압승, 야당의 참패였다. 자유한국당은 광역자치단체 중 대구와 경북 2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고, 나머지 15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모조리 패배했다.

당시 홍 후보는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을 줄곧 ‘위장 평화쇼’라고 주장하는 등 참패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한 총책임으로 당대표를 사퇴했다. 그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의 공천 배제된 후 탈당, 대구 수성구을에 무소속 출마하여 5선에 성공한다. 그는 천신만고 끝에 얻은 승리라고 말했지만 무소속으로 대구경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승리하는 기록을 남겨 정치적 저력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선 직후 1호 법안으로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3법'을 발의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부담금 유예, 재건축시 국민주택 건설 의무비율 폐지 등 부동산 규제 완화 내용을 담은 법안이었다.

그리고 1년 3개월이 지난 6월 국민의힘으로 복당, 대권에 재도전한다. 그는 "당으로 돌아가 파탄 난 국정을 바로 세우고 정권교체를 통한 국가 정상화를 위해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