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구 소득세법 시행령 제167조 제6항 본문은 개인과 법인 사이의 주식 등 재산 양도에서… 개인과 법인에 적용되는 시가를 법인세법상 시가로 일치시키려는 규정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개인이 한국거래소에서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에 상장주식을 양도한 경우에는 법인세법상 시가인 해당 거래일의 종가로 양도한 때에 한하여 위 조항에 따라 개인에게 양도소득의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
즉 상장주식의 실제 양도가액이 법인세법상 시가인 '해당 거래일의 종가'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되고, 이때에는 상증세법상 시가를 적용하여 양도가액을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득세법은 개인이 특수관계에 있는 자와의 거래에서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회피한 경우 과세권자가 이를 부인하는 부당행위계산 부인 제도를 두고 있다. 특수관계자간 어떠한 거래가 부당한 지 여부는 시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이러한 판단을 위하여 세법에서는 시가를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개별 세법이 규정하고 있는 시가가 제각각이어서 어느 세법의 시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지가 문제가 되었다.
소득세법은 상증세법에 따른 가액을 시가로 규정하고 있다. 상증세법은 평가기준일(양도일) 이전과 이후 각 2개월간의 종가 평균액을 상장주식의 시가로 규정하면서, 최대주주 등이 소유한 주식에 대해서는 20% 할증하여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법인세법은 양도일의 종가를 상장주식의 시가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소득세법이 적용되는 개인과 법인세법이 적용되는 법인간에 상장주식의 거래가 있으면, 어떤 가액을 세법상 시가로 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소득세법은 개인이 법인에게 법인세법상 시가로 주식을 거래한 경우 부당한 것으로 보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은 개인이 법인에게 법인세법상 시가인 거래일의 종가가 아닌 다른 가격으로 거래한 사안에 대한 것이다. 소득세법상 시가는 거래일 전후 4개월간의 종가평균액에 20%를 가산한 금액이고, 법인세법상 시가는 거래일의 종가이다. 납세자는 세부담을 적게 하기 위하여 20%를 가산하는 소득세법의 시가 규정이 아닌 법인세법의 시가인 종가를 적용하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과세당국은 20%가 가산되는 소득세법상 시가를 적용하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여기에 대해 대법원은 소득세법상 시가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이러한 대법원 판단은 소득세법의 시가 규정에 따른 것으로 문리해석상 타당하다. 특히 대법원은 이미 소득세법에서 상증세법의 주식평가방법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는 것이 합리적인 입법재량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하였는데, 대상판결은 그 연장선상에서 선고된 것으로 이해된다.
다만 납세자들로서는 법령의 구체적 내용이나 그 문리해석의 당부를 떠나, 개인이 법인에게 상장주식을 양도할 때 종가로 거래한 경우에는 소득세법상 부당행위계산 부인의 대상이 되지 않고, 그 외의 모든 경우에는 상증세법상 시가에 따라 부당행위계산 부인 대상이 된다는 것을 쉽게 납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개정된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은 상장주식 저가양도의 경우 상장주식의 시가를 법인세법상 시가에 따르도록 하는 조항(제167조 제7항)을 신설하였다. 그래서 개정법이 적용되는 2021년 2월 17일부터는 상장주식 저가양도시 상증세법상 시가가 아닌 법인세법상 시가에 따라 양도가액을 계산하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대법원의 판단은 조세법률에 대한 엄격해석의 원칙상 비난하기 어렵다. 시행령 개정으로 평가방법이 일원화된 것은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하나의 재산에 대해 적용되는 세법에 따라 시가가 달라지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입법적으로 보완이 필요하다. 대법원 2021. 5. 7. 선고 2016두63439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