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주의론 "신한은행 제치고 리딩뱅크 수성"
세대교체론 "윤종규 이후를 대비한 인사 운용 필요"
◆…허인 국민은행장
국민은행장의 임기는 작년까지만 해도 11월20일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인사에서 다른 계열사들과 맞춰 12월31일로 조정됐다. 때문에 아직 행추위(행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등 구체적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다만 국민은행 안팎에서 이런저런 추측만 무성할 뿐이다. 국민은행 전현직 임직원들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썰’의 키워드는 ▲성과주의와 ▲세대교체 두 가지다. 성과주의론자들은 허 행장의 유임을 예상한다. 반면 세대교체론자들은 허 행장이 후배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부회장 등의 자리로 영전할 가능성을 점친다.
◆KB의 문화는 성과주의
허 행장의 유임을 예상하는 이들은 무엇보다도 국민은행이 올해 거둔 실적을 보라고 강조한다. 올들어 3분기까지 국민은행의 누적 당기순익은 2조2000억원(지배기업지분순익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9% 증가했다. 특히 신한은행의 2조1300억원을 앞지름으로써 리딩뱅크 경쟁에서 우위를 지켜냈다.
금융권의 난제인 가계대출 문제에서도 국민은행은 나름 선도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세대출 시 전세금 증액분 내에서만 대출을 해주는 정책 등이 대표적 사례다. 국민은행이 처음 시행한 이 조치는 다른 은행들도 도입했다.
국민은행의 글로벌 전략도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캄보디아의 소액금융기관(MFI)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잔여지분을 인수,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작년 9월에는 인도네시아 부코핀 은행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의 퇴직 임원은 “윤종규 회장이 취임한 이후 KB금융그룹에는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됐다”며 “계열사 CEO뿐 아니라 임원이나 지역 대표들도 실적이 좋으면 연임하는 것을 상식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허 행장이 이번에 4연임을 한다고 해도 구성원들이 지나치다고 생각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포스트 윤종규에 대비하는 세대교체
반면 세대교체 차원에서 행장 교체를 예상하는 시각도 적지않다. 국민은행의 또 다른 전직 임원은 “허 행장이 연임할 경우 윤종규 회장의 인사 운용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며 “윤 회장의 임기가 2년 남은 점을 감안하면 지금쯤 세대교체를 해야 후속 인사가 수월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허 행장이 1961년생인 점과 윤 회장의 잔여 임기, 회장과 행장의 터울 등을 고려하면 신임행장은 1964~1966년 생으로 넘어갈 수 있다”며 그 대상자로 KB지주의 이환주 부사장(64년생), 국민은행의 이재근 부행장(66년생) 등을 지목했다.
그는 이어 “이 경우 허 행장은 부회장으로 영전해 역시 61년생인 양종희 부회장과 함께 포스트 윤종규 시대를 대비하는 쌍두마차 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양 부회장은 HR과 회계 보험 등의 부문만 맡고 있으므로 부회장 자리를 신설해 영업 등 그 외의 부문을 전담케 할 여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