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자영업자 '채무탕감' 필요"... "30년 재산 날아가"

"금융기관, 영세 자영업자 어려움 이용해 '이자장사'로 돈 벌었다"

"IMF 때 GDP 30% 재정 투입했듯 자영업자 채권 매입해 조정하자"

손실보상 원칙으로 완전보상', '전원보상', '사전보상', '재정지원' 제시

국힘 윤석열·김종인 향해 "본인 주머니 털어주라는 거 아니지 않으냐"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자영업 코로나 피해지원 100조원 추경' 대선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제 기억으론 (IMF 외환위기 당시) 국가총생산(GDP)의 30%인 169조원의 국가재정을 투자했는데, 아직도 60조원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며 "코로나로 인한 채무탕감과 신용사면 등의 조치는 아마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DP의 10%는 회수하지 못했는데 그때도 우리 국민들은 아무 혜택을 못 받았다. 그때 살아남은 게 금융기관"이라며 "전세계에서는 금융기관들이 대체로 영업이익률이 15~20% 줄었는데 우리나라만 유독 금융기관 영업이익이 18%, 몇조원이 늘었다고 한다. 여러분이 겪는 어려움을 이용해 '이자 장사'를 잘해 돈을 벌어 버렸다. 영세 자영업자가 고통받는 상황을 이용해 누군가는 돈을 벌었다"고 금융기관을 질타했다.

이 후보는 "코로나로 인해 채무가 늘어나 파산위기에 처해 있는 (자영업자들에게서) 채권 일부를 매입해 조정하겠다는 취지"라며 "재정 일부를 투입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총액으로 재원이 확보돼야 한다"며 "구체적으로 얼마를 할지는 총액 규모, 지금 야권에서 말한 대로 50조원, 100조원 이 정도 규모가 될지를 봐서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우리 경제규모가 1960조원이니 10%면 약 200조원 정도이다. 다른 나라들은 대개 이 정도, 혹은 2배 이상 (지원)한 것 같은데 50조원, 100조원 가지고 국민들 눈물 나게 하고 정치적으로 돋보이지 않을까 말했다가 취소하고 미룬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난했다.

그는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을 향해 "말만 하지 말고 눈물 흘리지 않게 좀 하시라. 뭡니까 이게. 본인 주머니 털어주라는 거 아니지 않으냐"며 "정부가 국민 전체부담으로 국민 전체를 위해 희생한 그분들에게 최소한 손실이 발생하지 않게 해주자는데 본인 개인비용도 아니고 어려운 일도 아니고 여야의 주요 대선후보가, 여야 선대위가, 여야 당이 합의하면 정부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일갈했다.

이 후보는 ▲"부분보상이 아닌 '전부보상', '완전보상'" ▲"일부가 아닌 전원 보상" ▲"사후에 때우는 방식이 아닌 사전보상" ▲"금융지원보단 재정지원 집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승수효과'에 주목하며 "자영업자들에게 중요한 건 매출 올려주는 것이다. 현금을 주면 안 써서 순환이 안 되는 '죽은 돈'이 되지만 매출을 지원하면 '살아있는 돈'이 돼 승수효과로 실제 효과는 몇 배로 늘어난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흥업소, 코인노래방, 카페, 헬스장, 여행업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들이 참석해 고통을 호소하며 현실적인 손실보상 방안을 촉구했다.
 

유흥음식점 "정부 희망고문으로 다른 일 못해... 30년 재산 2년 만에 날아갔다"

최원봉 한국유흥음식점중앙회 사무총장은 유흥업 종사자들이 코로나 손실보상에서 차별받아온 현실을 꼬집으며 "저희가 문 닫는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줄진 않았다"며 "정부는 저희에게 항상 '2주만 문 닫아달라', '3주만 문 닫아달라'고 얘기하는데 희망고문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2~3주로 코로나를 잡을 것이라는 정부는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예 6개월, 1년간 닫게 하고 실질적으로 보상해주면 이분들이 어디 가서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할 텐데 정부는 '2주 후엔 문 열게 해주겠다'고 희망을 준다. 그러면 어떤 일도 할 수 없다"며 "저희는 600일 넘게 집합금지 당했다. 2020년 3월부터 지금까지 2년 동안 정신적 피해 본 건 아무것도 아니다. 10년, 20년, 30년간 모은 재산이 2년 만에 다 날아갔다"고 호소했다.

노래방·카페 "실질적 손실보상 미흡... 신용도 하락, 연체, 원금상환 고민해달라"

평택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예은 씨는 "자영업자는 고정수입이 있는 사람들보다 신용도가 낮다" "손보, 재지원금이 들어와도 한 달 임대료의 극히 일부이고, 연체되면 겨우겨우 다른 은행을 알아봐야 한다"며 "팬데믹 이후 신용도 하락이나 연체, 원금상환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해달라"고 호소했다.

헬스장 "영업시간 단축과 백신패스로 무더기 환불... 다른 업종은 천만원 넘게 보상"​​​​​

​헬스장을 운영하는 문하룡 씨는 "9시와 10시 이 두 시간대는 큰(중요한) 시간대이다. (영업시간을) 9시로 제한하면 8시에도 회원분들이 거의 오지 않는다" "시간제한을 걸어둔 상태서 백신패스로 못 오는 분들이 (계셔) 무더기 환불사태가 일어났다"며 영업시간 단축과 백신패스가 결합해 발생하는 피해를 강조했다.

이어 "손실보상금은 저희 쪽은 평균 10만원, 20만원, 30만원을 받았는데, 다른 업종은 천만원 넘게 받은 곳도 있다"며 "월세, 관리비, 인건비, 고정비용도 들고 3천평 이상 운영하는 곳도 있는데 형평성에 어긋나게 지원받다 보니 저희 쪽에서 월세도 못 내는 상황"이라며 형평성도 지적했다.

여행사 "매출 90% 하락... '행정조치' 대상 아니라 손실보상 못 받았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강순영 씨는 "여행업계와 공연업계가 힘드니 우선 지원한다는 말씀을 5번 이상했는데 아무것도 바뀐 게 없다"며 "기업은 매출이 마이너스 15%만 돼도 국가가 고용유지 지원금을 줄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하는데, 저희는 매출의 90%가 하락했다. 비행기가 안 떠 일할 수 없고 식당도 4인 이상 들어갈 수 없어 패키지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을 못하는 상황인데도 '행정조치'를 받지 않았다고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여행사는) 가족경영(형태)이 많은데 가족들은 지금 다른 일을 할 수밖에 없다. 고용유지지원금을 전혀 받을 수 없어 가정도 파탄 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