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로 보는 2021년 증권업계 이슈

 
◆ 1월, 코스피 3000 시대 열렸다
코스피는 1월 7일 종가 기준 3031.68p로 사상 최초로 3000선에 진입했다. 이는 지난 2007년 2000p에 진입한 이래 13년 5개월 만이다.

한국거래소는 코로나19 이후 개인투자자의 시장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개인의 거래 규모와 증시 자금이 큰 폭으로 확대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기반한 수출 증가와 국내기업의 실적개선도 한몫했다.

이후 코스피는 6월 25일 장중 3316.08까지 치솟은 뒤 3000선에서 등락하고 있다. 증시 폐장일인 30일에는 종가 기준 2977.6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26조4778억원에서 12월 9조564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 2월, 사모펀드 사태 여파 지속
지난해 금융업계를 뜨겁게 달궜던 라임·옵티머스 펀드 환매중단 사태의 여파가 올해도 이어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월 8일 라임펀드를 판매한 신한금융투자, KB증권, 대신증권 등 증권사 3곳에 과태료 부과안을 의결했다.

금융위는 이들 회사에 대한 금감원 검사결과 부당권유금지 위반 등 자본시장법상 위반사항이 적발됐다며 11월 △신한금융투자 과태료 18억원, 업무일부정지 6개월 △KB증권 과태료 6.94억원, 업무일부정지 6개월 △대신증권 영업점 폐쇄 등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당국은 옵티머스 사태를 일으킨 NH투자증권 등에 대해서도 중징계를 사전 통보한 바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는 최근 검찰로부터 옵티머스 관련 사기 및 배임 고발에 대해 무혐의 처분 통보를 받았다.

◆ 3월, 금융소비자보호 위해 6대 판매원칙 준수
3월 25일부터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돼 소비자가 자료열람요구권, 청약철회권, 위법계약해지권 등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회사들은 내부통제기준 및 금융소비자보호 기준에 대한 내규를 마련하고 6대 판매원칙(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 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행위 금지, 허위 과장광고 금지)을 강화했다.

시행 초기 현장에서는 과도한 상품설명 시간, 계약서류 제공 전산시스템 미비 등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후 금융당국은 가이드라인을 내렸고 금융회사는 6개월간의 계도기간 동안 이를 반영해 업무시스템을 개선해왔다.

◆ 4월, 코스닥 1000 돌파
코스피뿐만 아니라 코스닥 지수도 투자심리 회복 및 코로나19 진단·치료 등 바이오주 강세의 영향으로 4월 12일 1000p를 회복했다. 정보기술(IT) 붐이 일었던 2000년 이후 20년 7개월 만의 성과다.

증시 폐장일인 30일에는 종가 기준 1033.9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의 회복세는 신규 상장기업 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기업 수는 115개사이며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기업도 158개사에 달했다.

115개 상장사가 조달한 공모금액은 3조6000억원으로 전년(2조6000억원) 대비 38.5%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 5월, 공매도 재개와 ‘동학개미’들의 분노
5월 3일부터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등 대형주에 대한 공매도가 부분 재개됐다. 약 1년 2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공매도는 개인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해묵은 논쟁이 재점화됐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을 확대하고자 ‘개인대주제도’를 손봤다. 현재 28개 증권사를 통해 90일간 주식을 차입할 수 있으며 만기연장도 가능하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기관의 공매도 상환 기간을 90일로 제한하고 담보비율을 140%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 6월, 공모주 중복청약 제한
올해는 공모주 청약 열풍이 거셌다. 6월 20일부터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공모주 청약을 중복으로 할 수 없게 됐다. 이는 공모주 균등배정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공모 기회의 형평성을 끌어올리려는 조치다.

크래프톤은 증권신고서를 그 전에 제출한 덕분에 중복청약 막차를 탔고 카카오뱅크부터 여러 증권사를 통한 청약이 제한됐다.

올해 코스피 IPO(기업공개) 시장은 크래프톤(4.3조원), 카카오뱅크(2.6조원), SK IET(2.2조원) 등 대형 우량기업들을 중심으로 총 17조원을 공모했다. 특히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SK IET, 카카오페이, SK바이오사이언스 등 5개사는 역대 공모금액 상위 10개사에 이름을 올렸다.

◆ 7월, 비과세 혜택에 ISA 인기
7월 26일 금융당국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관련한 세법개정안을 내놓았다. 2023년부터 ISA를 통해 국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 얻은 소득에는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ISA 계좌의 비과세‧분리과세 혜택은 금융투자소득 기본공제와 별도로 적용된다.

특히 주식·펀드에 투자할 수 있는 중개형 ISA 계좌로 투자금이 쏠리는 '머니무브'가 나타났다. ISA 가입자 수는 지난 11월 말 기준 314만6948명으로 작년말(193만9102명) 대비 62.3% 증가했다. 그중 중개형 ISA 가입자가 206만6227명으로 65.7%에 달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올해 7월에 발표된 ‘ISA 내 국내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 세제 개편안’이 알려짐에 따라 가입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절세효과를 노린 스마트 투자 바람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8월, 고승범-정은보 금융당국 수장 취임
8월에는 금융당국 수장이 동시에 교체됐다. 행정고시 28회 동기인 고승범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콤비를 이루며 당국 간 케미가 눈길을 끌었다.

고 위원장은 △취약부문 지원 △금융안정 △시장기능 복원 △금융발전과 경제성장 등 4가지 정책과제를 제시하며 코로나19 이후의 금융 정상화를 강조해왔다.

정 원장은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 △사전·사후적 감독의 조화와 균형 △사전 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를 3대 기본원칙으로 삼아 금융감독 업무를 수행할 것을 계속 피력해왔다.

◆ 9월, 시장조성자 483억 과징금 부과 및 재검토
9월 3일 금융감독원은 시장조성자 증권사 9곳에 일부 종목 시세에 영향을 주는 등 시장질서를 교란했다는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당 증권사들은 즉각 “통상적인 시장조성 업무를 수행했을 뿐 시세조종은 없었다”고 소명했다.

이에 금감원은 최근 “시장조성제도를 관리하는 한국거래소에 대해 검사가 진행 중이니 검사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며 앞선 조치를 재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시장조성자 제도는 증권사가 한국거래소와 계약을 맺고 사전에 정한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매수·매도 양방향 호가를 제시해 주식의 유동성을 높이는 제도다.

◆ 10월, CFD 최저증거금률 40%로 ‘빚투’ 조여
금융당국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10월 1일부터 CFD(차액결제거래) 최저증거금률을 기존 10%에서 40%까지 높였다.

이에 증권사들이 CFD 증거금률을 40~100%로 조정하자 일부 투자자들은 레버리지가 기존 10배에서 2.5배로 제한돼 기대 투자수익이 줄어든다고 토로했다.

CFD는 투자자가 일정 비율의 증거금만 내면 증권사가 대신 주식을 사고팔아 그 매매차익을 투자자가 챙길 수 있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주가변동 폭에 따른 위험부담도 큰 만큼 전문투자자에게만 허용된다.

현재 교보증권, 키움증권 등 10개 증권사가 CFD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CFD 거래대금은 지난해 30조9000억원으로 전년(8조4000억원)보다 267.8% 불어났다.

◆ 11월, 금감원장-금융회사 CEO 간담회 릴레이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업계 관계자를 차례로 만나면서 친시장적 행보를 이어갔다. 11월 3일 금융지주 회장을 시작으로 시중은행,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소통했다.

정 원장은 23일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증권사의 기업금융 역할을 강화하고 안정적 수익을 내는 연금상품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가 도입되면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존재감을 더욱 키워갈 것으로 보인다.

◆ 12월,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
12월에는 금융회사들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선보이느라 분주했다. 이들 회사는 고객의 신용정보를 한눈에 보여주는 마이데이터 서비스로 더 세밀한 자산관리(WM)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도 내년 상반기까지 잇따라 출시한다. 20개 증권사를 통해 해외주식을 0.1주, 1000원 단위로 투자할 수 있게 돼 다양한 투자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