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안 1심 판결 선고 때까지 효력 일시정지 "방역패스, 학습권·영업권 침해"
"미접종자만 학원·독서실에 대한 이용 권리 제한... 불리하게 차별하는 조치"
"돌파감염도 상당수... 미접종자의 코로나 확산 위험 현저히 크다고 할 수 없어"
◆…4일 오후 서울 한 음식점에서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가 QR 체크인을 하고 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한원교 부장판사)는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천23명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청장 등을 상대로 낸 방역패스 처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오는 7일 진행한다. 백신 접종률이 90%를 웃도는 상황에서 실효성 없는 방역패스로 미접종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반발이 제기됐다.<사진=연합뉴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 이종환)는 4일 함께하는사교육연합·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시민단체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 처분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집행정지란 행정법상 본안 소송 판결 전까지 처분의 집행이나 효력을 정지하는 재판을 말한다. 이에 따라 지난달 3일 보건복지부가 내린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 중 학원 등과 독서실, 스터디카페를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로 포함한 부분은 행정소송 본안 1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그 효력이 일시 정지된다.
함께하는사교육연합 등은 지난달 17일 "방역패스 정책은 청소년 백신접종을 사실상 의무화해 청소년의 신체의 자유, 일반적 행동 자유권, 학습권, 학원장의 영업권 등을 침해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행정법원청사 앞에서 함께하는사교육연합 등 학부모단체들이 방역패스 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소장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재판부는 "학원, 독서실 등을 포함한 방역패스 적용에 대한 집행정지는 신청인들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며 "효력을 정지하는 것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 미접종자는 48시간 이내의 PCR 음성확인서를 제시하지 못하면 학원·독서실 등을 이용하지 못하는 불이익을 입게 되고,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이틀에 한 번꼴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 등 생활상 큰 불편을 겪어야 한다"며 "이는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서만 학원·독서실에 대한 이용 권리를 제한하는 것으로 불리하게 차별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진학, 취업 등을 위해 학원·독서실 등을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된다"며 "이는 백신 접종이라는 개인의 신체에 관한 의사결정을 간접적으로 강제받는 상황으로,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지 못하게 돼 중대한 불이익 조치"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백신 접종자에 대한 돌파 감염도 상당수 벌어지고 있는 점 등에 비춰 미접종자가 접종자에 비해 코로나를 확산시킬 위험이 현저히 크다고 할 수 없다"며 "학원·독서실 이용을 제한하는 중대한 불이익을 가하는 방식으로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것은 청소년의 신체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직접 침해하는 조치로 충분한 합리성과 정당성을 갖췄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3일 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를 방역패스 의무적용 시설로 포함시킨 부분을 행정소송 본안사건 1심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그 효력을 정지한다"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