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본안 심사까지 한두 달 이상 걸려, 방역 정책 소용 없을 가능성 우려"
"방역패스로 유효기간 설정... 3차 접종 촉진에 중요한 역할"
"논문 결과, 돌파감염자보다 미접종자가 더 많은 사람에게 전파, 양상 훨씬 강해"
"오미크론 우세종 되면 계절 유행 독감처럼 되나, '시기상조'"
"소아청소년 및 18세 이상 300~400만명 1차 접종도 안 해"
"오미크론의 너무 빠른 전파력 때문에 재앙 될 수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사진=연합뉴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현직 의사 등 1023명이 낸 방역패스 실행 효력 중지 소송과 관련해 "가처분 신청을 먼저 인용해서 방역 정책이 올스톱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상당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들어 델타 변이가 지금은 조금 가라앉기는 했지만 유행이 매우 심각한 상태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원래 방역 정책은 시급성을 다퉈서 일단 먼저 실행하고 바로 효과를 볼 수 있어야 한다"며 "만약 이런 식으로 줄소송이 걸려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이미 가처분 신청 때문에 중단되고 행정 본안 심사까지 가면 한두 달 이상이 걸린다. 그럼 그 정책은 소용없을 정책이 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그 부분을 우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7일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한원교)는 심리로 조두형 영남대 의대 교수 등 1023명이 보건복지부장관·질병관리청장·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방역패스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이 교수는 "거리두기, 시간 제한, 인원수 제한, 방역패스를 같이 활용했을 때 중증환자 및 유행 규모도 축소된 것을 이미 봤다. 방역패스가 이미 여러 면에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며 "1, 2차 예방접종률은 매우 높지만 지금 방역패스의 영향으로 유효기간을 설정하면서 3차 접종을 촉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방역패스 조건이 취소될 사람들의 예방접종률을 확인했는데 95% 이상이 이미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며 "(방역패스가) 3차 접종률을 올리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연구들을 보면 미접종자가 감염돼서 전파하는 것과 돌파감염된 사람이 감염시키는 것을 비교하면, 미접종자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시키고 바이러스의 전파 양상이 훨씬 강하다는 논문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접종자가 감염됐을 때 중증으로 이완되는 문제들, 의료체계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측면까지 고려했을 때 미접종자를 보호뿐만 아니라 미접종자가 감염이 안 돼서 사회의 감염 정도를 줄이는 효과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의 방역패스 적용에 대해선 "(백화점과 대형마트) 안에 있는 식음료 매장 앞에 앉아서 식사하고 이러는데, 여기엔 방역패스 조건이 적용이 안 됐다. 백화점에 들어가면 거기에서 식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백화점이나 마트 밖에 있는 식당들이 타격을 받는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과학적 주먹구구식 방역패스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 '마트 갈 자유조차 제한하는 조치는 부당하다'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발언에 대해선 "대형마트는 좀 고민했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한다. 다만 그것을 결정했을 당시 유행 상황이 매우 강했다. 집 근처 작은 마트들은 막지 않아서 일단 생필품을 구매하는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형마트 부분은 조금 더 고민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야 하는 부분을 동의한다"며 "오미크론 유입을 앞둔 상황에서 방역패스 조건이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인 방역패스의 방향에 대해선 찬성한다"고 밝혔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는 1월 말이나 2월에 많은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은 60~100만명 사이 확진자가 나오고, 영국도 20만명, 일본도 한동안 100명 미만까지 떨어졌다가 지금 8천명대까지 확진자 수치가 올라갔다.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우세종이 되면 같은 거리두기여도 전파력이 강하기 때문에 매우 많은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미크론 감염시 증세가 약해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계절에 유행하는 독감처럼 되어 대유행이 끝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 어제 데이터를 보면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거의 지난 겨울에 가장 심각했을 때만큼 입원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사망자는 많이 늘지 않지만 입원 환자는 늘고 있어서 의료체계에 상당히 부담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아청소년에서 아직 연령이 안 돼 접종을 못하는 아이들 포함하고, 특히 18세 이상에서 300~400만 정도가 한 번도 접종을 안 한 사람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미크론의 너무 빠른 전파력 때문에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