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방개혁 1호 공약은 "국방장관, 민간인 임명"

安 "정권과 친분 있는 일부 장성들, 전역과 동시에 국방부 장관 영전 관행"

美 사례 들며, "군 출신은 전역 후 7년 지나야 국방 장관 임명 가능토록"

"개방형 직위 국·실장도 전역 후 3년 지나야 임명 가능토록 할 것"

'광화문 대통령 시대' 공약 尹 겨냥 "거의 그대로 공약 베껴" 우회 비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국방개혁 1호 공약’으로 국방부 장관을 민간인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방개혁 1호 조치로 국방부 장관을 민간인으로 임명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현재 우리 군은 정권과 친분이 있는 일부 장성급 군인들이 군(軍)내 특정 보직들을 엘리트 코스처럼 독점하여 이수하면 전역과 동시에 국방부 장관으로 영전하는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며 이같이 공약했다.

안 후보는 먼저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방개혁의 첫 번째 조치로 국방부 장관을 민간인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군사정권 이전엔 문민·군 출신 장관이 번갈아 등용되었지만, 군사정권 출범이후부터는 군 출신 장성을 국방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관행이 자리 잡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의 명을 받아 ‘군정권(軍政權)’과 ‘군령권(軍令權)’을 관할하며 각 군을 지휘하는 중요한 직책"이라면서 "하지만 정권의 특혜를 받은 장성급 군인이 전역과 동시에 장관으로 영전되는 기존 방식대로라면 정치와 별개로 군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방부 장관이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안보 현안에 대해 매번 청와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은 다 이러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국방부 장관이 강단도 없고 소신도 없고 무인(武人)다움도 없으니 국민은 답답하고 불안할 뿐"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이런 분들에게 국가 안보의 책임을 맡길 수 있겠나?"라고 반문한 뒤, "민간인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면 군 내부의 불필요한 인맥 형성과 알력 싸움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고, 육·해·공군 출신에 따른 '자군 이기주의'와는 무관한 제대로 된 국방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군사 안보에 대한 전문성뿐 아니라 행정혁신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임명해, 현재 군의 각종 폐단과 악습, 부조리 등을 도려내어 국방개혁의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일갈했다.

이를 위해 '민간인 국방부 장관 임명 법률'을 추진해 군 출신이라면 전역한 지 7년이 지난 뒤 장관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방부 개방형 직위인 국·실장의 경우에도 전역 후 3년이 지나야 임명이 가능하도록 바꾸겠다고 했다.

안 후보는 미국도 국방장관은 민간인으로 임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을 언급한 뒤, "'‘국가안전보장법(National Security Act)'을 통해 국방장관은 반드시 민간인이 맡도록 명시하고 있고, 군 출신이더라도 제대 후 일정 기간(7년)이 지나야 임명이 가능하다"며 "민간인 장관 임명은 군에 대한 문민통제를 확립하는 지극히 당연한 조치였지만 그동안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군에서 벌어진 일련의 폐단과 악습이 반복되는 이유는 군의 자정능력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고. 무엇보다도 군 출신의 국방부 장관부터가 오랜 군 생활 동안 내재해 온 관성과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안 후보는 "지난 25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진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여는 새로운 대통령의 상(像)을 말씀드렸더니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셨다. 그래서인지 제 공약을 거의 그대로 베껴 발표한 후보도 계신다"며 윤석열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다.

앞서 신년 기자회견에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밝히자, 이틀 뒤 윤 후보도 정치개혁 공약으로 '대통령실의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이관' 등을 발표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안 후보는 "표만을 노린 게 아니라 개혁의 진정성이 있다면 상관하지 않겠다"며 "저는 대통령이 개혁 의지만 있다면, 개헌 이전이라도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기에 새로운 대통령상(像)을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연장선상에서 군 수뇌부에 대한 인사 관행도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