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韓대선 관련 세미나 열어... 여야 후보의 상이한 외교안보 정책 주목
스나이더 외교협회 한국담당 국장, 한미동맹 관련 '지도자 변수' 거론
캐서린 웨슬리대 교수 "이재명-윤석열 후보, 대중국 관계에 다른 인식 가져"
전 리 우드로윌슨센터 선임연구원 "김정은, 대북관여에 우호적 대통령 선호"
◆…한국 대통령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워싱턴에서는 관련 세미나를 열고 주요 후보들의 상이한 대북 접근법과 한미동맹에 미칠 여파에 주목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6일 전했다. 지난 11일 2차 TV토론에서 공방을 펼치고 있는 이재명-윤석열 후보［출처=YTN방송 갈무리］
VOA 보도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NCNK)가 한국 선거 결과가 미한동맹과 한반도 정세 등에 미칠 영향을 짚어보는 화상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미국 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 한국담당 국장은 미한동맹에서 '지도자 변수'를 거론하면서 "미한관계가 매우 제도화됐고 동맹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많은 연결고리가 존재한다"며 "때문에 위험이 발생한다면 주로 양측의 리더십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임 트럼프 정부가 동맹 가치보다 ‘미국 이익 우선 접근’으로 동맹 관계에 위험이 있었던 것처럼 한국 측에서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 내 특정 진영이 동맹보다 대북 정책을 우선시하는 접근에서 주도권을 주장하거나 미한동맹의 결속을 희생하면서 북한에 초점을 맞춘다면 동맹에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캐서린 문 웨슬리대학 정치학과의 교수는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와 제1야당인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대중국 관계에서 한국 역할에 대해 다른 인식을 가졌다"면서 이것이 미한동맹에 미칠 영향을 지적했다.
문 교수는 윤 후보가 당선될 경우 군사협력을 포함해 미국과 더욱 보조를 맞추고 대중 강경노선을 취할 것으로 보이며, 이것이 중국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이재명 후보 당선 경우에는 미·중 갈등에서 한국이 더욱 거리를 유지하길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현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화나게 하지 않으려는 실용적인 이유뿐 아니라 동맹 포기와 무시에 대한 큰 두려움을 일으켰던 트럼프 전 대통령 때처럼 미국이 고립주의로 회귀할 경우를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우드로윌슨센터의 진 리 선임연구원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유연하고 대북관여에 우호적인 대통령을 선호한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북한 정권은 한국, 미국의 정권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에 매우 익숙하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보수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이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리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 등을 김 위원장의 ‘어젠다와 전략, 일정’에 따른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또 새로운 무기체계와 함께 대내적 정당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향후 핵협상에 대비해 미리 무기고를 확대하는 것이 전략적 목표라고 지적했다.
진 리 선임연구원은 이와 함께 북한 지도부는 보수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무기 실험을 지속해 긴장을 조성하며 대북정책 변화를 압박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등 정세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몰고 가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만약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당국자라면 한국 대선 관련 바람, 두려움, 우려 등을 어떻게 보고할 것인가’라는 질문도 나왔고, 전반적으로 대북·대중 접근 등에서 미국과 한국 보수정부의 공조가 더욱 용이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각 후보의 도전 요소에 대한 지적도 거론됐다.
캐서린 문 교수는 윤 후보의 경우 미한 연합훈련 재개, 대중 강경노선, 쿼드 참여 등을 밝히며 ‘미한동맹 복원’을 강조했다고 설명하면서도 대외정책에서의 미숙함을 지적하는 여론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의 경우 “지난 5년 동안 남북관계를 우선순위에 두었던 문재인 정부의 그늘에 있기 때문에 미국 당국자들이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며 “따라서 그가 당의 대외정책 방향과 남북의제에서 변화를 원한다면 좀 더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과거 바락 오바마-이명박 정부처럼 미국의 민주당 정부와 한국의 보수정부 간 공조가 잘 이뤄졌던 사례들이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와 한국의 보수정부가 여러 접근법에서 더욱 일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 접근에서 미국과 한국의 ‘밀착’이 잠재적인 도전이나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며 역학관계의 ‘복잡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한국이 중국 문제에서 미국 측과 완전한 보조를 맞췄을 때 한국 측에 의도치 않은 여파가 생길 수 있고, 한국이 대북 억지력 강화와 소극적인 대화 의지를 보일 때 북한의 대응, 또 한국의 모든 대통령이 결국 북한 지도자와 대화 가능성을 모색했다는 점 등을 거론했다.
한편 진 리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공동성명을 ‘미한 협력의 모범사례’로 거론하며 다음 정부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북 정책, 중국 등 역내 문제와 양국 관계에서 두 나라가 얼마나 전략적으로 접근했는지, 또 동맹의 일치를 투영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살펴볼 만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