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에너지 요금 상한 54% 인상하는 4월, 인플레이션 7% 이상으로 정점을 찍을 것”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30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당장 먹고 살 걱정을 해야하는 가계 경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진 NYT>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3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경제전문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대비 5.5% 상승했다. 이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목표치로 잡은 2%의 두 배 이상으로, 1992년 3월 7.1%를 찍은 후 가장 높은 수치다.
에너지, 식품, 주류 등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들을 제외한 1월 근원 인플레이션은 4.4%로 로이터가 조사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측인 4.3%를 상회했다.
FT는 이 같은 현상이 금리인상의 압박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보고있다. 이미 BoE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2차례 금리인상(0.5%)을 단행했지만, 이날 발표된 높은 물가상승률로 이르면 다음 달 금리의 추가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30년간 영국의 물가상승률 추이. 파란색으로 표시된 선은 근원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물가상승률에서 농산물 가격, 국제원자재가격 등의 변동분을 제거하여 계산한다 <사진 FT>
BoE는 영국의 에너지 규제기관인 오프젬(Ofgem)이 에너지 요금 상한선을 54%나 인상하는 올해 4월에 인플레이션이 7% 이상으로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8일 영국 재무장관인 리시수낙은 “높은 인플레이션을 극복하는 것은 영국만이 아닌 이미 세계적인 도전 과제”라고 밝히면서, 90억파운드(약 14조6046억원)의 예산으로 가구당 최대 350파운드(약 60만원)를 지원해 에너지 비용 절감을 돕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HSBC 은행의 경제학자 엘리자베스 마틴스는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더 강력하게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Resolution Foundation의 경제학자 잭 레슬리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60년 만에 생활 수준을 가장 심하게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모넥스 유럽의 사이먼 하비 외환 분석 책임자는 “인플레이션이 시장의 전망치를 상회하고 있고 다음달 BoE 회의를 앞두고 발표될 추가 CPI 보고서가 없기 때문에, 시장은 다음 회의에서 BoE가 기준금리를 0.5%(50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을 염두에 두고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경제학자 사무엘 톰스는 높은 물가상승률로 BoE의 통화정책위원회가 금리를 3월에 0.75%, 5월에 1%로 인상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1월 산출부문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대비 9.9% 올랐다. 투입부문 PPI는 전년대비 13.6% 상승했다.
